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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건 우리인데, 한국이 돈 버는 황당한 상황…日 '울상'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 한국경제

2019년 한일 포도수출 규모 첫 역전
日개발 샤인머스캣 수출액, 한국의 1/5
딸기·감귤 등 日품종 30종 이상 韓中서 유통
日정부 농수산물 수출 전략에도 차질
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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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과일 품종을 공들여 개발하고도 정작 수출은 한국에 압도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일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급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 등 일본이 개발한 과일 품종의 해외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샤인머스캣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부상해 수출규모가 일본의 5배에 달하고 중국의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일본의 40배를 넘는다"고 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9년 한일 포도수출 규모가 처음 역전된 이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4월 한국의 포도 수출규모는 약 8억엔(약 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 이 가운데 샤인머스캣이 90%를 차지한다. 일본의 수출규모는 1억4700만엔으로 한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 농림수산·식품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1200헥타르인 반면 한국은 1800헥타르, 중국은 5만3000헥타르에 달한다.

샤인머스캣은 껍질째 씹어 먹는 씨 없는 청포도다. 일본의 국립 농업 연구개발법인인 '농연기구'가 30여년에 걸쳐 품종을 개발한 뒤 2006년 일본에서 품종으로 등록했다. 당도가 일반 캠벨 포도보다 4~5도 높은 18브릭스(brix) 안팎으로 일반 포도보다 값이 3~4배 비싸다.

농연기구는 샤인머스캣을 개발한 뒤 자국내 판매만 고려하고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지 않아 한국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았다. 품종 등록은 자국에서 등록한지 6년이 지나면 해외에서도 등록할 수가 없다. 덕분에 한국 농업인들은 일본에 로열티를 내지 않고 샤인머스캣을 기를 수 있다.

지금은 한국산 샤인머스캣이 중국 베트남 홍콩 미국 뉴질랜드 등 19국에 수출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6년에야 샤인머스캣의 해외유출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농림수산성의 지난해 조사에서 포도 이외에도 30종 이상의 과일 품종이 한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즈오카현의 딸기 브랜드 '베니홋페', 고급 감귤류 '베니마돈나' 등이 주요 표적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산 과일 품종의 한일 역전현상은 일본 정부의 농수산물 수출 정책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명품 과일 품종을 중심으로 농수산물 수출 규모를 2025년 2조엔, 2030년 5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9217억엔으로 '2019년 1조엔 달성' 목표도 채우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일본에서 개발한 과일 품종과 묘목의 해외 유출을 금지하는 종묘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불법으로 종묘와 묘목을 해외에 유출하면 벌금과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종묘와 묘목은 한번 유출되면 추적이 어려워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과일 품종의 해외유출이 멈추지 않고, 유출된 나라에서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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