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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초임 5000만원 시대 “승자는 주차장에 있다…왜” [뉴스원샷] - 중앙일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SK 하이닉스 사옥. [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SK 하이닉스 사옥. [뉴스1]

 

키워드: SK하이닉스 신입 5040만원
성과급 포함 올해 8000만원 넘을 듯
임금 격차 커지면서 시선은 ‘제각각’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5000만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올 초 개발자 대란을 겪은 게임업계와 이커머스·포털업계에 이어 반도체회사로 ‘몸값 전쟁’이 확산했다. 전통적으로 보수가 센 금융권은 진작 초봉 5000만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11일 사측과 잠정 합의한 평균 8.07% 임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5040만원으로 오른다. 업계에선 올해 SK하이닉스 신입사원 연봉이 기본급과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하반기 생산성 격려금, 특별 격려금 등을 더하면 8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게임업체 개발자 초봉 6000만원  

이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3월 올해 임금을 7.5%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대졸 초임은 445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인상됐다. LG전자도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인 9%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자동차는 MZ세대(198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Z세대)의 불만 토로에 성과급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연봉 인상이 줄을 잇는 데는 곳간도 두둑하지만, 사내 여론이 악화한 이유도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반도체·가전·자동차 업체의 실적은 ‘우상향’ 중이다. 지급 여력이 받쳐준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성과급 산정기준을 공개하라” “경쟁사보다 처우를 좋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는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게임·포털업계발(發) 인금 인상 도미노도 한몫을 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은 올 초 개발직군 신입사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초봉 6000만원’을 선언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직방 등도 같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인재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취준생 희망 4363만원…900만원 UP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도 훌쩍 높아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3월 구직자 1036명을 대상으로 희망 연봉을 조사했더니 평균 4363만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2019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3456만원이었다. 불과 2년 새 900만원 이상(26.2%) 뛴 것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취준생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희망 연봉은 평균 4165만원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사뭇 다르다.  
 
잡코리아가 지난 3월 267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대졸 초임을 조사했더니 평균 4121만원이었다. 지난해 4118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초임도 같은 기간 3852만원에서 3892만원으로 올랐다. 잡코리아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36개 공기업 임금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의사를 밝힌 기업의 예상 초임은 3382만원이었다. 중소기업은 사정이 또 달라진다. 잡코리아가 집계한 520개 중소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2793만원이었다. 대·중소기업 간 초임 격차가 1300만원, 선두권 기업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블’로 벌어진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기 초임은 2793만원…격차 ‘더블’

그래서 대졸 초임 5000만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제각각이다. 
 
“연봉 인상의 승자는 주자창에 있다. 바로 즐비하게 늘어선 수입 자동차다. 사내게시판에는 벤츠 견적을 좋게 받는 노하우가 올라오기도 한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집 사기를 포기한 MZ세대에게 맨앞에 있는 쇼핑 리스트가 고급 수입차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다.”(반도체회사 4년차 사원 A씨·31)
 
“경쟁사와 비교해 임금 1~2%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자존심 세우기 말고는 크게 의미가 없다. 손에 쥐는 건 별로 없고 세금만 늘어날 뿐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합리적인 성과 측정과 초과 이윤에 대한 공정한 배분이다.”(또 다른 반도체회사 3년차 사원 B씨·30) 
 
“현실이 이러니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것이다. 주변에 대기업 신입으로 다시 취업하거나 공무원 준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친구도 여럿 된다.”(중소기업 2년차 사원 C씨·28)
 
“이런 뉴스(임금 인상) 안 나왔으면 좋겠다. 직원들 동요하는 게 눈에 보인다. 어렵사리 좋은 인재 키워놓으면 회사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 그렇다고 처우를 개선할 처지는 못 된다. 솔직히 답이 없다.”(상장기업 대표 D씨·60대)
 
이상재 산업2팀장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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