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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디지털 금이냐, 긴축에 취약한 거품이냐 - 매일경제

20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암호화폐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투자처가 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만큼이나 극명하게 엇갈린다.

“Cash is Trash(현금은 쓰레기)”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CEO 레이 달리오는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레이 달리오는 5월 24일(현지 시간) 개최된 코인데스크 2021년 컨벤션 컨센서스 행사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금과 같은 위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 비트코인이 매력적인 저축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을 찾는 움직임 속에서 비트코인에 눈길을 주는 것은 레이 달리오뿐이 아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은 올 초 ‘블랙록스트래티직인컴오퍼튜니티즈’ 펀드 등 2개 펀드의 투자 리스트에 비트코인 선물을 추가했다.



▶블랙록, 투자 리스트에 비트코인 추가

한정된 개수에 따른 희소성이 강점

금리 인상·긴축에 거품 꺼진다는 전망도

이와 관련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부채 규모가 늘어난다면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투자처가 필요하다. 블랙록도 비트코인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가 상승과 빚이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하에 사람들이 값이 오를 만한 ‘가치 저장 수단’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암호화폐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암호화폐 가운데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수가 한정돼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금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희소성을 가진 암호화폐의 경우 위험 회피 심리로 안전자산에 투자를 원하는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반면 인플레이션 이후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금리 인상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암호화폐 투자 위험성을 경고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세계 각국은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막대한 재정을 풀었다. 그 결과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 부동산 시장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까지 거품을 만들어 냈다.

제도권에서 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암호화폐는 긴축 충격에 더욱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 중 하나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트코인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물가 상승 발생 때 헤지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이것은 화폐나 자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은 근본적인 가치를 결정하는 데 있어 현금흐름이나 효용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는 이런 기준에 맞지 않다”며 “어떤 것의 가격이 근본 가치에서 크게 멀어질 때 거품이 생긴다. 우리는 암호화폐의 근본 가치조차 알지 못하며 이제 가격도 급증해 거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1호 (2021.06.02~2021.06.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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