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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전자` 깨져도, 개미 올해 30조 쓸어담았다…개인지분율 11.4% - 매일경제

◆ 新국민주 시대 (上) ◆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우선주 포함)에 투자한 금액이 30조원을 돌파하면서 개인 보유 지분이 부쩍 늘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개인이 보유한 삼성전자(보통주)의 지분율은 11.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개인은 삼성전자를 6.5% 가지고 있었는데, 불과 반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개인 지분율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신(新)국민주'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26조1622억원어치, 삼성전자 우선주 4조457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총 30조6196억원을 순매수했다. 작년 말(15조6965억원) 순매수 규모를 감안하면 불과 7개월 만에 개인이 지난해의 두 배 규모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증권업계는 신국민주가 변동장에서도 한국 증시 3000시대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개인들이 속속 받아내면서 증시 충격을 덜어내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가 2% 넘게 급락했고 이어지는 한국 증시(20일)에서 외국인이 1807억원을 순매도했는데도 코스피는 0.35% 하락에 그쳤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한국 증시는 수년 전만 해도 미국 증시가 급락할 경우 더 큰 충격을 받는 천수답 증시였다"며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이후로 외국인이 대형주를 매도할 때마다 개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 충격을 흡수해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카카오와 현대차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개인들이 즐겨 찾는 신국민주로 꼽힌다. 2019년 57만명, 지난해 215만명이었던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87만명에 달했다. 2019년 19만명에 그쳤던 카카오 소액주주는 올 1분기 71만명까지 늘었다. 개인이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고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카카오, 현대차가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4000을 향하려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신국민주가 다시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국민주라고 하면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가 지분 매각을 할 때보다 많은 국민이 살 수 있게 기회를 줘 개인 주주가 많은 주식을 일컬었다"며 "지금은 삼성전자, 카카오와 같은 민영 기업들로 국민주의 정의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증시 버팀목' 30년전엔 공기업…지금은 동학개미가 이끈 삼성전자

국민주 어떻게 달라졌나

1980년대엔 정부 주도로
국민주 1호는 1988년 포항제철
한전도 이듬해 21% 국민 청약
1999년까지 시총1위 자리 지켜

韓증시 시총서 개인비중 28%
불과 2년전 57만명에 그치던
삼성전자 소액주주 387만명
카카오도 13만명에서 71만명

카카오뱅크가 26~27일 일반 개인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21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사람들이 안내 표지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은행 상장 1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새로운 국민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사진설명카카오뱅크가 26~27일 일반 개인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21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사람들이 안내 표지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은행 상장 1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새로운 국민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환 기자]
1988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은 단숨에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노태우정부는 중산층을 육성한다는 목표에 따라 금융자산을 축적하도록 지원했고, 알짜 공기업을 국민주 공모를 통해 보급했다. 그래서 국민주 1호로 꼽힌다.

상장 당시 포스코 시가총액은 3조4666억원. 당시 정부는 포스코 지분 34.1%를 공모를 통해 국민에게 넘겼고, 포스코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1위 철강사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국민주 2호'는 한국전력이었다. 1989년 6월 정부는 지분 21.0%를 국민에게 팔았고 한전은 1999년까지 시가총액 1위를 유지했다.

포스코·한전에서 삼성전자·카카오로 국민주 위상이 확연히 바뀐 배경에는 '동학개미운동'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코스피는 곧바로 1400선까지 폭락했다. 이때 한국 증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건 개인투자자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패닉 셀링'에 나서자 개인은 싼값에 시장에 나온 우량주를 사들였고, 코스피는 이를 디딤돌 삼아 'V자'를 그리며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중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였다.


과거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절 알짜 공기업을 국민주 형태로 시장에 공급했다면 이제는 국민이 스스로 축적한 자산을 바탕으로 우량주를 대거 사들여 '신(新)국민주'로 탈바꿈시켰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19년 말 333조1139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481조7615억원까지 늘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2019년 말 기준으로 57만명에 그쳤다. 이른바 '동학개미(국내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개인)'가 대거 출현하면서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215만명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주주는 올해 '삼천피(코스피 3000)'를 달성한 뒤로 꾸준히 늘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387만명에 달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카카오도 '국민주'로 등극했는데, 2019년 13만명에 그치던 소액주주는 지난 1분기 71만명까지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개인투자자는 전년 대비 49% 늘어 914만명이었고 이들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662조원에 달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개인이 보유한 비중 또한 2019년 24.4%에서 지난해 28.0%로 늘었다.

반면 외국인이 보유한 비중은 같은 기간 33.9%에서 31.8%로 감소했다. 2019년 말 삼성전자 지분 중 56.8%를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2분기 기준으로 53.6%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우(삼성전자 우선주)는 더 급격히 외국인 지분율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의 외국인 지분율은 91.8%에서 76.1%로 급락했다. 삼성전자우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면서도 연간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이 4%를 넘어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를 개인이 사들이면서 배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개인은 배당으로 7조9397억원을 챙겼는데, 이는 전년 대비 22.8% 늘어난 수치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친숙한 국민주의 반열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증시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신국민주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포스코와 한전은 정부 정책에 따라 알짜 공기업 주식을 국민에게 넘겼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개인이 주식을 대거 처분해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놓쳤다. 1988년 상장할 당시 포스코를 배정받은 개인은 322만명에 달했지만 2020년에 이르러서는 18만명까지 급감했다. 한전 주식을 1989년 국민주 청약으로 배정받은 사람은 543만명에 달했지만 2020년 58만명까지 줄었다. 반면 2020년부터 시작된 '신국민주 시대'에는 개인이 낮은 가격에 우량주를 대거 담았기 때문에 꾸준히 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코로나19를 매개로 해서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는 과정"이라며 "지난해 연말 2000조원에 가까운 예금 자산 중 150조원 정도가 주식시장에 들어왔는데,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가 장기화된다면 삼성전자처럼 국민주라고 명명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율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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