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 씨는 최근 급전이 필요해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일 년 전에 조회했을 때만 해도 2~3%대의 금리였던 게 4.2%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를 기준으로 A 씨의 신용점수는 1등급에 속했다. A 씨는 “기존에 아내 명의로 마통을 갖고 있었는데 올해 갱신하면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해 추가로 알아보는 중이었다”며 “대출 나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 분위기라 금리가 높지만 이거라도 일단 개설해야 하는 건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마통 금리가 4%를 넘어섰다. 신용대출 금리는 5%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방위적인 가계대출의 규제 강화로 대출받기 어려워진데다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있어 차주들의 대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지난달 취급한 마통의 평균 금리는 3.37~4.29%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4.29%로 가장 높았다. 케이뱅크도 3.91%로 4%대에 근접했다. 국민은행(3.7%), 하나·우리은행(3.53%), 신한은행(3.41%), NH농협은행(3.37%) 순이었다.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마통 금리가 더 높은 데는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온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의 마통 금리는 한달 전 3.26~3.79%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달 새 0.11~0.5%포인트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3.03~4.22%에서 3.07~4.95%로 상승했다. 이달 중 평균 금리가 5%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차주 사이에서는 대출금리도 높은데 한도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 부채 총량 관리에 따라 케이뱅크를 제외하고 은행들이 마통·신용대출 등을 연 소득 내로 제한해서 취급하고 있다. 마통의 경우 최대한도가 5,000만 원으로 줄어들기까지 했다. 여기에 추가로 마통을 개설한 뒤 일정 비율을 쓰지 않으면 한도까지 축소하는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비상금 용도로 미리 마통을 뚫어놓은 일부 차주들은 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마통을 쓰면서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한 것이다.
더 낮은 금리를 찾아 대환대출을 고민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지만 은행권이 대환대출을 제한하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이 이달 29일부터 신용대출 등을 다른 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직장인 B 씨는 신용대출·마통의 금리가 모두 4%를 넘어서면서 10월 중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로 대환을 고민하고 있지만 실제로 토스뱅크에서 대출이 얼마나 나올지 가늠이 안 돼 고민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연내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주들의 금리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아예 대출 못받을 수 있다는 불안까지 겹치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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