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가에 따르면 KH바텍은 갤럭시 Z 시리즈가 공개되기 직전인 지난달 10일 2만1900원에서 이날 2만9350원까지 불과 1개월 만에 34.0% 상승했다.
KH바텍은 폴더블폰에서 힌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힌지는 폴더블폰의 화면을 접었다 펼 때 패널이 맞닿는 가운데 부분을 이어주는 기계부품이다. 폴더블폰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힌지는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더블폴더블폰, 롤러블폰 등에도 필수로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70만대 수준이던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 990만대, 내년 1750만대, 내년 2023년 300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는 애플도 2023년경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란 가정이 들어가 있다. 폴더블폰 시장이 3년 만에 10배 가량 성장한다는 것이다. 힌지는 폴더블폰 성장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부품 시장으로 꼽힌다. KH바텍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내놓았을 때부터 힌지 부품을 공급해오고 있다. KH바텍 외에도 에스코넥 등도 힌지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파인테크닉스도 KH바텍과 함께 대표적인 폴더블폰 수혜주로 거론된다. 파인테크닉스도 최근 1개월새 주가가 51.1% 급등했다.
파인테크닉스는 내장 힌지라고 알려진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용 메탈 플레이트를 생산한다.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 아래에 부착되어 디스플레이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만큼 디스플레이 아래층에 있는 메탈 플레이트도 함께 접혀야 하는데 현재 이 부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곳이 파인테크닉스다. 현재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어 삼성전자 외에도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로의 납품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비에이치는 OLED용 RF-PCB(경연성 회로기판)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폰 내에 부품과 부품을 연결할 때 전선을 사용하지 않고 얇은 보드 위에 회로를 그려 전기가 통할 수 있게 한 제품이 회로기판이다. RF-PCB는 매우 유연성이 높은 회로기판이다.
폴더블폰은 플렉시블 OLED로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의 플렉시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로 공급하는데 삼성전자에 플렉시블 OLED용 RF-PCB는 비에이치와 삼성전기가 각각 절반 정도씩을 공급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플렉시블 OLED 수요가 늘고 비에이치의 플렉시블 OLED용 RF-PCB 매출도 늘어날 것이란 게 증권가의 기대다.
UTG(Ultra Thin Glass)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폴더블폰 플렉시블 OLED에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한 커버 윈도우가 필요하다. 이 커버 윈도우로는 현재 UTG와 CPI(Colorless Polymide) 두 가지 종류가 사용되고 있다. UTG가 CPI에 비해 성능이 더 좋고 가격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9년 첫 폴더블폰에서는 CPI를 썼지만 지난해부터는 UTG를 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UTG 공급사는 도우인시스라는 비상장사다. 이 외에 유티아이, 제이앤티씨, 켐트로닉스 등이 UTG 관련 회사로 알려져 있다.
UTG 위로도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필름이 또 올라간다. 지문이나 얼룩, 흠집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역할이다. 세경하이테크가 납품하고 있다. 세경하이테크도 최근 한달새 주가가 23.5% 상승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H바텍의 경우 독점 공급 구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라면서 "이원화 가능성이 존재하나 폴더블 시장 성장세가 더욱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 뿐 아니라 폴더블 노트북, 롤러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IT기기의 폼 팩터 변화 수혜가 가능해 추가적인 실적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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