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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싸게 팔 생각없다" 42억 아리팍, 한달새 집값이… - 한국경제

'품절株' 서울 아파트 신고가 행진
84㎡ 45억…거래절벽에도 팔리면 신고가
서울 모든 지역서 고공행진
'똘똘한 한채' 수요에 상승세
서울 아파트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신고가 경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45억원에 손바뀜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한경DB

서울 아파트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신고가 경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45억원에 손바뀜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한경DB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에서 국민주택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45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초 42억원에 계약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1823건으로 8월(4171건)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월별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월 579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4월까지 3000건대를 유지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둔 5월 4896건으로 늘어났다가 다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는 줄었지만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신축이 강세다. 2019년 8월 입주한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전용 76㎡가 지난달 28일 30억원에 매매됐다. 6월 28억6000만원에 손바뀜한 지 석 달여 만에 1억4000만원 올라 처음으로 30억원을 찍었다. 래미안블레스티지도 전용 84㎡가 신고가(29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마포구에선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전용 84㎡가 이 일대 최고가인 22억4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감소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최고가가 아니면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주택시장의 매물을 늘리기 위해서는 양도세 완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동국대 재무대학원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외곽 물량을 아무리 늘려도 서울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세를 완화해 거래 숨통을 터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 없는 상황서 치솟은 호가…실거래 체결돼 추가 상승 부채질
올해 매매 1건 아현 공덕자이…전용 114.99㎡ 19.5억 신고가
“문의 전화는 매일 오는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호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요. 집주인들은 싸게 팔 생각이 절대 없기 때문에 사려면 신고가에 잡아야 합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 대표)

요즘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는 “오늘의 호가가 내일의 신고가”라는 말이 유행이다. 호가는 말 그대로 안 팔려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높게 부르는 가격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 호가대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매물 잠김이 워낙 심해 호가대로 주지 않으면 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살려면 신고가에 잡아야”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가 드문 단지에서도 신고가 매매가 잇따르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2015년 준공)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114.99㎡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공덕자이는 전체 1164가구 규모인데, 올 들어 매매는 이 건이 처음이다. 이전 거래인 2019년 7월 전용 114.99㎡가 당시 신고가인 15억원에 손바뀜한 것이다. 마포구 P공인대표는 “지금 주택 시장은 한 번 팔면 다시 사기 힘든 구조”라며 “매물 자체가 귀하기 때문에 거래되면 최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집주인들 싸게 팔 생각없다" 42억 아리팍, 한달새 집값이…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2018년 준공·593가구)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달 전용 84㎡가 신고가인 27억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올 들어 이 단지의 다섯 번째 거래다. 직전 거래는 같은 평형이 지난 5월 25억4000만원에 팔린 것이다.

이외에도 거래 절벽 속에 신고가가 나오는 곳은 많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전용 210㎡)는 지난달 72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직전 최고가인 7월 66억원보다 6억원이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도 최근 전용 84㎡가 25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전달(24억3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정부가 대출 제한, 세금 중과 등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326만원에서 지난달 4652만원으로 2배가 뛰었다. 지역별로는 성동구의 3.3㎡당 아파트값이 2306만원에서 5180만원으로 올라 상승률(124.7%)이 가장 높았다. 이어 노원구(124.0%), 도봉구(118.0%), 동대문구(115.0%), 동작구(114.2%), 광진구(108.5%), 마포구(106.6%) 등의 순이었다.

“기존 주택 시장 거래 활성화 필요”
정부는 작년 ‘7·10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을 보유한 지 1년도 안 돼 거래하면 양도세를 기존 40%에서 70%로 높였다. 2주택자는 기존 세율에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더해 양도세 최고세율을 75%까지 높였다.

지난 5월 말 시행 유예기간이 끝난 뒤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내놓는 대신 ‘증여’와 ‘버티기’를 선택했다. 반포동 S공인 대표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유예 기간에도 매도를 선택한 다주택자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주택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세금 부담 등으로 기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가 힘들다. 실수요자들도 대출 제한에 걸려 매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이사를 포기한 직장인 김모씨는 “이사를 하려면 추가자금이 필요한데 대출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기존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을 구하기도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거래 활성화 방법으로 우선 양도세 등 세금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기 신도시 등 외곽 공급만으로는 당장 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기 힘들다”며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세 부담을 덜어줘 매물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미/하헌형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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