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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오늘의 메뉴 주세요"…2030 밤마다 몰려가는 이곳, 어디길래 - 매일경제

1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노포에서 청년들이 저녁을 먹고 있다. [사진 = 최아영 기자]
사진설명1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노포에서 청년들이 저녁을 먹고 있다. [사진 = 최아영 기자]
'이모카세'(이모+오마카세)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다. 옛날 느낌 나는 노포에서 레트로(복고) 감성과 이색적인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오후 7시경 찾은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노포. 겉으로는 동네 슈퍼처럼 보인다. 알고 보니 작은 규모의 '가게 맥줏집'(가맥집)이다. 허름한 미싱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이곳 네 테이블은 모두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메뉴판은 따로 없다. 가게 주인이 당일 준비된 재료로 요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가격은 4만원. 소갈비찜, 스지탕, 우니(성게알) 등이 코스로 나온다. 100% 예약제다. 노포를 찾은 청년들은 최소 한달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모카세란 가게 주인을 친근하게 부르는 '이모'와 '오마카세'(お任せ)를 합친 신조어다. 오마카세는 '요리사의 추천요리 코스'를 의미한다. 보통 스시집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그날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생선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같은 방식이 일반 맥주집에도 적용된 셈이다. 이모카세는 가맥집 노포가 있는 을지로 거리를 중심으로 퍼졌다. 가맥집은 1980년대 전북 전주에서 시작된 술 문화로 낮에는 슈퍼로 운영되다가 밤에는 맥주와 안주를 판매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 [사진 = 최아영 기자]
사진설명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 [사진 = 최아영 기자]
노포 상인들에 따르면 생선회와 마찬가지로 제철 음식을 위해 계절마다 다른 '오늘의 메뉴'를 판매한다. 을지로에서 15년째 가맥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몇 년 전에 제철 메뉴를 내고 싶어서 코스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이모카세로 소문난 한 음식점 관계자도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매일 메뉴가 바뀐다"고 안내했다.

청년들은 이곳을 찾는 이유로 '레트로 감성'과 '색다른 재미'를 꼽았다. 20대 남성 신모씨는 "술을 먹을 때 분위기가 중요한데 노포는 요즘 많이 없어서 특별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30대 여성 안모씨는 "술 먹으면서 과자도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50대 남성 최모씨는 "고향 생각도 나고 남다르다. 청춘이 그립기도 하고 추억들이 바로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세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1960~1970년대의 거리와 시설을 독특하고 참신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들이 경험하지 않은 부분을 보물찾기하듯이 옛정서와 분위기를 품고 있는 공간을 낯설면서도 새롭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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