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재정점검보고서'…채무비율 5년간 15.4%p 상승
선진국 평균 채무비율 121.6%…5년 뒤 3%p 오히려↓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우리나라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35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은 올해 51.3%에서 2026년 66.7%로 15.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MF가 선진국으로 제시한 35개국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발표하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중앙+지방정부 채무만 포함된 D1이 사용된다. IMF가 제시하는 채무비율은 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한 D2 개념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제시하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보다 수치가 높다.
우리나라에 이어 증가 폭이 두 번째로 큰 국가는 체코로 올해 45.0%에서 2026년 53.7%로 8.7%p 상승한다. 3위는 벨기에로 113.4%에서 119.7%로 6.3%p, 4위는 싱가포르로 137.9%에서 143.9% 6%p 올라간다. 채무비율이 10%p 넘게 상승하는 건 우리나라뿐이다.
반면 35개국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121.6%에서 2026년 118.6%로 3%p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속한 주요 7개국(G7)의 GDP 대비 채무비율도 139.0%에서 5년 뒤 135.8%로 3.2%p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재정 개선 흐름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의 채무는 향후 5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선진국 평균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복지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 씀씀이가 커지면서 채무비율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IMF는 우리나라의 GDP 채무비율이 지난해 47.9%에서 올해 51.3%, 내년 55.1%, 2023년 58.5%에서 2024년 61.5%로 6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에는 64.2%, 2026년에는 66.7%에 달한다는 전망이다.재정은 빠르게 악화되는데 정부가 마련한 '한국형 재정준칙'은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11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부터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나눈 값과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로 나눈 값을 곱해 1.0을 넘지 않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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