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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열도 끓이는 韓라면 - 이데일리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한국 라면의 일본 열풍이 매섭다. 즉석라면 원조국을 자처하는 일본의 콧대가 꺾인 것은 현지 라면 시장이 팽창하고 구도가 변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K 문화가 현지인 인식을 전환한 것도 컸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한국의 매운맛 라면.(사진=각사)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대(對) 일본 라면 무역수지는 2109만달러(약 23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남는 장사를 했다는 의미다.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1737만 달러)보다 21% 증가한 것이다.

연간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5331만달러(약 595억원)를 기록해 전년(3223만달러)보다 65% 가파르게 늘었다. 일본과 라면 교역에서 발생하는 흑자는 내리막을 걷다가 2015년을 기점으로 반등해 매해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라면 흑자는 개별 기업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농심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일본으로 라면 수출액은 올해 5월 누적분이 1분기보다 더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심의 1분기 일본 매출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뛰었다. 5월 누적으로 보면 최소 17%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삼양식품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5월까지 일본 수출액은 70억원으로 지난 한해 수출액(90억원)을 상반기 안으로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수출 목표액은 200억원이다. 수출액의 80%는 효자상품 ‘불닭볶음면’이 차지하고 있다.일본 라면 시장 자체가 커져 한국 라면을 흡수한 영향이 우선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현지 자료를 인용해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일본 국내에 풀린 인스턴트 라면의 시가는 6307억엔(약 6조4271억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 라면이 저변을 확대했고 한국 기업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일본의 수입 라면에서 한국산 비중은 2019년 69%에서 지난해 74%로 늘었다.

일본 내수 시장이 컵라면에서 봉지라면으로 옮겨간 것도 영향을 줬다. 현지는 컵라면과 봉지 비율(수량 기준)이 7대 3 정도인데, 지난해 6.5대 3.5로 변동했다. 5%포인트 차이가 미세해 보이지만, 봉지라면 출하량으로 치면 3억 봉 넘게 늘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컵라면보다 봉지라면을 택한 인구가 늘어난 결과다. 그간 봉지라면 위주의 한국 상품이 설 땅이 좁았지만 이로써 기회가 열린 것이다.

매운맛 선호가 덜한 현지 음식문화를 고려해도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은 현지 진출에 허들이었지만 되레 ‘매운 라면’ 시장을 창출하고 안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송 콘텐츠 소비가 늘어 한류 영상이 인기를 끈 것이 한국의 매운맛을 받아들이는 데 긍정적이었다. 방탄소년단 소속 지민이 즐기는 불닭볶음면을 통해 현지인의 매운맛 경계를 무장해제시킨 것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 젊은 층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불닭과 떡볶이, 치즈 닭갈비 등에 노출돼 매운맛 장벽이 허물어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에서 판매가 증가하는 불닭볶음면은 품목을 다양하게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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