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 효과에 학군수요 유입
"강남 자산가들 몰려 들어"
제주 주택시장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거래가 늘고 집값 상승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제주 전경. /한경DB
한때 차이나 머니가 대거 빠져나가면서 조정받았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서울 강남발(發)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을 거쳐 지방까지 확산하더니 이젠 국토 끝자락인 제주 시장마저 달궈놓았다.
서울에서는 밀리고 애매한 수도권에서 사느니 아예 제주로 이주를 택하는 것이다. 제주는 규제가 거의 없는데다 교육여건도 좋은 편이다. 인기 지역의 단지들을 중심으로 10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몇년 전만해도 '제주도 10억'은 과도하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출도 되는데 10억이면 괜찮은 편'이 돼 버렸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이 아파트의 전용 118㎡도 올 초 10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는 등 매수 수요가 늘더니 거래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서울·부산 등에서 문의해오는 매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노형 e편한세상’ 전용 163㎡도 최근 역대 최고가인 11억5000만원(1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총 가구 수가 350가구인 이 아파트에선 현재 매도 매물이 단 1건밖에 없다. 전용 125㎡ 매물의 호가도 1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제주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비싼 제주공항 주변 주거지 모습. /한경DB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제주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35% 내렸고, 2018년에도 2.35% 하락했다. 2019년(-2.68%)과 2020년(-1.17%)에도 하락세였다.
하지만 제주 아파트값은 작년 말부터 반등하는 분위기다. 월간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지난달 제주 주택가격상승률이 0.92%을 기록했다. 2016년 2월(0.99%) 이후 5년5개월여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이 기간 서울 주택가격상승률이 0.4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제주 주택 매매가는 올 들어 0.12%→0.15%→0.10%→0.18%→0.59%→0.92% 등으로 상승폭을 계속 늘려왔다.
제주의 한 국제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한경DB
노형동 Y공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대신 제주를 찾는 내국인들도 늘어난 데다가 학군 수요까지 있을 것이라 판단한 투자 수요가 많다”며 “실제 서울 강남지역의 자산가나 전문직 등 고액 연봉자들이 국제학교에 대한 문의를 하면서 제주 부동산도 같이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지역 J공인 대표도 “최근 상승 흐름이 가팔라지면서 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놨던 매물을 일단 보류하고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현재 상승세가 일부 인기 지역에 편중되는 분위기라는 의견도 있다. 제주 외곽지역이나 구축 단지들의 추세는 여전히 침체라는 것이다. 한 때 개발호재로 여겨지며 땅값을 올렸던 '제주 제 2공항' 추진은 더뎌지고 있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한 전업투자자는 “제주처럼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 되기에 부족한 중소 도시의 경우에는 섣불리 진입했다가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며 “하락기가 오면 가격 방어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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