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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이거네'...스마트폰 접은 LG '가전' 넘어 그리는 큰 그림 - 매일경제

[홍키자의 빅테크-28] LG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그룹 지주사인 (주)LG가 지분을 투자한 것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어떤 회사죠? 카카오T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 계열사고요. 국내 1위 가맹택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죠. 가맹택시의 80%를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고요. 내년에는 상장 계획도 있습니다.

"LG가 모빌리티에 관심이 있었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접고 이제 '가전' 말고는 뭐 없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LG는 정말로 '탈것' 즉 모빌리티에 대해 진심이에요. 얼마나 진심이길래 국내 대표 모빌리티 기업에 1000억원을 투자했는지 한번 알아봐야겠습니다. 이 기사를 끝까지 읽고 나면 아마도 LG가 펼쳐나갈 미래에 대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모빌리티 하드웨어 투자 확대"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자료=매경DB
▲ 자료=매경DB
LG의 모빌리티 사업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습니다. 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고, 다른 한 곳은 LG전자입니다. 미래 기술의 핵심이 바로 탈것에 있다고 보는데, 특히 전기차 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고 보면 됩니다. 전기차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회사 두 곳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이죠.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대표 배터리 제조회사잖아요. LG화학에서 지난해 말 물적분할돼 만들어진 회사고요. 전기차(EV)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죠.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4.9% 점유율로 파나소닉(27.1%)을 꺾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3위는 삼성SDI(10.2%), 4위는 CATL(10.1%), 5위는 SK이노베이션(9.8%)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의 제조부터 활용, 재사용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관리와 진단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 역량을 강화 중이에요. 쉽게 말해 배터리 리스나 교환, 수리와 충전, 재사용과 재활용 등 배터리와 관련된 일관된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죠.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들었다. /사진 제공=LG전자
▲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들었다. /사진 제공=LG전자
다음은 LG전자입니다. LG전자는 미래 기술의 핵심이 바로 '전장(電裝)'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전장은 자동차에 갖춰진 각종 전자기기나 전자장치를 의미하는데, 이 기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건데요.

지난해 12월 LG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만든다고 밝힌 바 있죠. LG·마그나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마그나는 어떤 회사인가 보면 캐나다 업체인 이곳은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3위 부품 회사입니다.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다음이죠. 마그나는 미국 대표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제공하고 있고요. BMW, 폭스바겐, 푸조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합니다.

이 합작법인이 애플의 전기차인 '애플카' 부품 공급망에 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죠. LG가 LG이노텍 등 계열사를 통해 애플 아이폰 부품 생태계에 이미 발을 담그고 있는 데다 마그나도 애플의 본거지인 북미 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라는 게 주요 이유죠.

애플은 이르면 2024년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LG전자는 지난해 전장 사업부에 4721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6138억원(추정치)까지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지난해 말 전기차 충전 상황 모니터링 원격 제어·진단 등 충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고요.

정리해보면 LG는 전기차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회사 두 곳을 메인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와 전장 장치를 개발하는 두 곳이요.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 투자도 힘쏟는 LG

LG는 지난해 라이드셀이라는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죠.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설립한 그룹 차원의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한 것인데요.

라이드셀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 차량 관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입니다. 차량 위치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죠. 카셰어링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예를 들어 국내 차량공유 1위 업체 쏘카를 보면 전국의 차량 1만2000대는 상시적으로 모니터링돼야죠. 어느 곳으로 움직이고, 어느 곳에 정차돼 있는지, 고장 등 이상은 없는지 중앙에서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와 같은 관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이 회사가 제공하는 겁니다.

라이드셀에 이어 셔틀 자율주행 업체인 '메이 모빌리티'에도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했습니다. 메이 모빌리티는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고요. 자동차 자가 치유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오로라랩스', 커넥티드카 기술을 보유한 '서리브럼X' 등 전장 분야 관련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죠.

왜 소프트웨어냐고요? 하드웨어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에서 만들고 있으니 자신들이 부족한 것에 투자하는 거죠.

이제 무엇이 남았을까요? 빅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췄으니 돌려볼 만한 빅데이터가 필요하죠. 그래서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겁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맹택시의 절반 수준인 1만6000대 규모를 차지하며 시장의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며 시장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죠.

모빌리티 기업의 목표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탈것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교통시스템' 생태계를 이룩하는 것인데요. 이른바 '마스(MaaS)' 생태계인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가 대표적으로 마스 생태계에 근접한 앱으로 꼽힙니다. 앱을 켜면 택시, 블랙, 바이크, 대리, 주차, 카풀, 내비게이션, 셔틀, 시외버스, 기차까지 모든 교통 시스템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게 구성돼 있죠.

카카오T의 월간 순활성자 수(MAU)는 600만명이고, 카카오내비의 MAU는 500만명이기 때문에 이들 앱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최대한 LG가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자율주행과 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사업에 이 데이터들을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자율주행은 지리 정보와 교통 정보 등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비하는데, 사용자의 운전 습관 등 데이터가 많을 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니까요.

2030년엔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

2030년이면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내연기관 기반의 차량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패권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얘깁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2021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보급되는 전기차가 최대 2억3000만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100대 중 3대꼴인 3%인데, 10여 년 뒤에는 100대 중 12대 수준인 12%까지 올라간다는 겁니다.

전 세계 국가들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이른바 '탄소중립'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20개가 넘는 국가에서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내놓았는데요. 대표적인 나라가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죠.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승용차의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2035년까지 일반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했고요. 일본도 2030년대 중반에는 휘발유차를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죠.

물론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미래가 열릴 시장이죠. LG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자에 이어 왜 빅데이터까지 모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하는 1000억원이 큰 금액이 아니고 적은 금액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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