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서도 총수 사면 직후 앞다퉈 투자 러시
“JY 복귀 시 굵직한 투자 전략 발표 있을 것” 전망 나와
(이투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으로 그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단이 나올 것이라는 재계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역대 기업인들의 복귀 이후 행보도 재조명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실형 선고를 받았던 30대 그룹 총수 중 13명이 사면 혜택을 받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총수 복귀 이후 이들 기업에선 공통으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공격적인 현장 경영이 이어졌다.
앞서 11년 전인 2010년 5월 삼성그룹에선 50조 원가량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삼성 비자금 사태로 2년 가까이 자리를 비웠던 고(故) 이건희 회장이 2009년 12월 31일 특별사면을 받고, 2010년 3월 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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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원은 ‘친환경’과 ‘헬스케어’를 양대 축으로 한 ‘삼성 5대 신수종(태양전지ㆍ자동차용 전지ㆍLEDㆍ바이오제약ㆍ의료기기)’과 반도체, LCD 등 주요 먹거리 투자 금액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오너십 부재로 인해 신성장동력 발굴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당시 업계 우려를 불식하려는 조치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현대차)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에선 10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8년 8월 광복절 사면·복권됐다. 사흘 뒤인 8월 19일 현대차그룹은 15조 원가량의 투자 계획을 포함한 ‘신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저탄소 친환경 차량의 양산 시기를 앞당겨 `세계 4대 그린카 강국'에 조기에 진입하고, 제철사업에도 2년간 5조8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을 가속한다는 것이 골자다. 평년의 2배를 훌쩍 넘어가는 대규모 투자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Green Growth 가속화를 위한 메커니즘’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재계 순위 3위의 SK그룹 최태원 회장 역시 2008년과 2015년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특히 2015년 사면 이후 곧바로 SK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위해 10년간 청주·이천에 46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서의 과감한 행보가 눈에 띈다.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 규모는 최 회장 사면 이전 연간 2조~3조 원 수준에서 사면 이후 5조 원대를 넘어 현재까지 지속해서 증가했다. 이천 M14와 M16, 청주 M15 등 신규 공장도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사면 이후 열흘 사이 5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그룹 내 3대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고, 이천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현장 경영도 활발했다. 사면된 그해 중국과 유럽 등 해외 출장길도 잦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제공=CJ)
가장 최근 사면 혜택을 받았던 기업 총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은 2013년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6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그 이듬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CJ그룹은 '그레이트 CJ' 전략 하에 3년간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에 36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5년 SK하이닉스의 46조 원 투자 발표, 2017년 CJ의 '그레이트 CJ' 전략은 모두 그룹 총수의 사면 혹은 가석방 이후 발표된 것"이라며 "삼성그룹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이후 대규모 투자, 인수ㆍ합병(M&A) 등의 굵직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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