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예상에 미 반도체 주가 반등
“수요 둔화로 재고 늘어” 비관론 여전
반도체 칩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미국의 반도체 업종 주가가 일단 반등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주식 투매로 충격을 받았던 국내 금융시장이 이번 주 어떤 흐름을 보일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에 이어 디(D)램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지난 13일 나스닥시장에서 0.95% 오른 70.92달러로 마감해 나흘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67% 상승하며 7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현지 정보기술 전문매체들은 이날 “칩 부족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내년 4분기까지 반도체 부족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주문하고 납품을 받는 시차가 지난 주 초반 20.2주로 역대 최장을 기록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수요 둔화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반도체 업종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국내 금융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로 코스피가 3100선으로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170선 턱밑까지 치솟는 등 크게 흔들렸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최근 7거래일(8월5일~13일) 동안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5조8619억원)와 에스케이하이닉스(2조658억원)를 합쳐 7조92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6조9249억원)보다 1조원 넘게 많다. 바꿔 말하면 외국인이 다른 업종의 주식은 샀다는 얘기다.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엘지(LG)화학 등 2차전지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셀 코리아’(한국시장 매도)가 아닌 ‘셀 반도체’(반도체 매도)인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21.94%)와 에스케이하이닉스(3.23%)가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17%(13일 기준)에 달한다. 올해 초(30.53%)에 비해 비중이 줄기는 했지만 지수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미국 증시도 이 기간 반도체주는 급락했지만 시총 1, 2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세를 이어가 지수를 최고 수준에 올려놨다.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면서 메모리 업황 논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타이완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피시(PC)용 디램 가격이 4분기에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공급부족을 우려한 피시 제조업체들이 미리 재고를 늘린 반면, 경제활동 정상화로 피시의 디램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지난 12일 ‘메모리 업종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메모리 부문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재고과잉 문제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에스케이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목표주가는 15만6천원에서 8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9만8천원에서 8만9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나아가 한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주의’ 단계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의 전망대로라면 반도체 업종의 고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반면 국내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디램에서 차지하는 피시 수요비중은 15%밖에 안된다. 서버(30%)와 모바일(40%) 업체의 반도체 재고는 늘지 않고 있어 급격한 공급과잉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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