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 급락한 날 순매수액 6천262억원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빅테크 규제 우려에 맥을 못 추고 주저앉은 카카오[035720] 주식을 개미들이 1조원 넘게 쓸어 담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가 15.58% 하락한 3일간(8~10일)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를 1조4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주가가 전일 대비 10.06% 급락한 8일 하루 개인 순매수액은 6천262억원으로 카카오의 개인 일일 순매수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8일부터 사흘간 7천498억원어치, 2천929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7.76%)의 개인 순매수액도 4천906억원에 달해 카카오·네이버는 개인 순매수 금액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정조준한 규제 논의에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일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기존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후 빅테크 업체에 위법 소지를 시정하지 않으면 엄정 대응하겠다며 거듭 경고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강연에서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새로운 시장접근 기회를 부여하지만 불공정행위 우려도 상존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지만 소비자 피해 사례도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다. 지난 7일 송갑석·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 토론회'에서는 카카오를 비롯한 대형 플랫폼 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57조8천억원, 67조3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두 기업 모두 10일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규제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7일과 비교하면 시총 10조6천억원과 5조7천억원이 각각 증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반등에 투자한 개미들의 전략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두 기업의 낙폭이 워낙 커 주가 회복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규제가 금융업 바깥 영역까지 확대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주어진 조건만 보면 단기 낙폭이 워낙 컸다"며 "저점에 근접한 상황은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웹툰을 비롯한 엔터 사업의 해외 진출 등 콘텐츠 부문의 상승 모멘텀이 규제 우려보다는 여전히 주가를 견인하는 힘이 더 강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도 10일 보고서에서 "실적과 관련해서도 주력 서비스(광고, 커머스, 콘텐츠) 단기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닌 만큼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다만,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만큼 'V'자 반등보다는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alrea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9/12 06: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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