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조폐공사 내부 추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여권 만료 물량까지 대거 돌아오면서 내년 여권 발급 수요는 1000만권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조폐공사가 제작할 수 있는 여권 생산 규모가 연간 450만~500만권에 그친다는 점이다. 생산 능력의 2배나 되는 수요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여권 발급이 상당히 지체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최근 발급 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1~8월까지만 해도 신규 여권 제작량은 한 달 평균 4만권에 불과했지만 백신 접종이 늘어난 9월 이후 월평균 7만권 수준으로 75% 급증했다. 위드 코로나 체제가 시작된 이번 달은 발급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가 조폐공사에 여권을 발급해야 할 물량을 통보하면 조폐공사가 만드는 구조로 제작된다. 하지만 조폐공사에 있는 여권 제작 인원은 17명에 불과해 급격한 물량 확대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조폐공사 측은 생산량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고 있다. 일단 개인정보가 담기지 않은 여권(공백여권)을 미리 만들어놓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공백여권은 개인정보만 빼놓고 다른 부분은 사전 제작한 여권으로, 발급 신청이 들어오면 여기에 개인정보만 얹어서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조폐공사 내부에 비축된 공백여권은 250만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홈쇼핑 여행 코너를 보다 내년 초 가족 4인의 동유럽 3국 패키지 여행 상품을 예약하려 했던 회사원 A씨는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자신의 여권 기간이 2020년 12월 31일로 만료돼 있었던 것. 여행사에 전화 문의를 한 결과 출발일인 내년 2월 전까지 여권을 신규 발급받으면 된다는 답변을 듣고 가계약을 잡았다.
A씨는 "초등학생인 막내만 빼고 부인과 중학교 2학년 첫째의 여권도 (기간 만료로) 재신청을 했다. 구청에서는 최근 신청자가 갑작스럽게 늘어 2주 정도 소요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코로나19로 여행 계획을 접은 게 벌써 2년이다. 여권이 만료가 됐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위드 코로나 시행일인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여행 수요가 다시 급증세를 타고 있다. 대부분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와 스위스, 북유럽 3국, 체코 등지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만 제출하면 입국이 자유로운 곳들이다. 지난 1일 참좋은여행이 내놓은 유럽 일주 패키지(스페인·이집트·스위스 일주)는 항공권 비즈니스석 기반의 400만원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120명이 예약을 마쳤다. 코로나19 직전에도 시즌 30~40명이 예약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무려 4배가 넘는 인원이 단 하루 만에 예약을 완료한 셈이다.
무격리 입국이 확정된 태국 여행도 살아나고 있다. 심지어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나 볼 수 있었던 태국 치앙마이 전세기 패키지 상품까지 내놓았다. 전세기는 여행족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 여행사가 항공편 좌석을 통예약하는 방식이다.
정기윤 하나투어 상무는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살아나면서 여권 만료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24 사이트를 활용하면 온라인으로도 여권 발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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