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2억~3억원 상승…매물 품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 8일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외벽에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R공인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현대아파트 몸값이 치솟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만 해도 30억원 중후반대를 오르내리던 현대1·2차 아파트 전용면적 131㎡ 매도 호가가 2억~3억원 정도 올라 40억원대를 넘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두세 달 전부터 조합원 2년 의무거주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합 설립이 진행된 데다가 서울시장 선거 이후 민간 재건축 기대까지 더해져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T공인 대표는 “최근 현대7차 전용면적 245㎡가 최고가인 80억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매도인들이 최소 1억원씩은 더 받아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뉴스1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급매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반면 매수 문의는 쏟아졌다. 여의도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한 대표는 “반나절 중개업소에 앉아 있으면 문의 전화가 10여통은 걸려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사정이 있어 내놓은 경우를 제외하곤 여의도 일대 재건축 매물 자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값이 계속 뛰는데 늦게 팔수록 이득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시범·공작·광장·대교·목화·미성·삼부 등 16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 118㎡의 경우 호가가 최대 25억원까지 상승했다. 호가는 직전 최고 거래가인 22억원보다 3억원가량 올랐다. 이 단지를 주로 중개하는 S공인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기간동안 호가가 계속 오르더니 오 시장 당선 이후 더 뛰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일대에선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만들어진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 철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층수 룰에 묶여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사업장들이 재건축 사업에 다시 뛰어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매수세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보궐선거 직후 “주택공급은 지방자치단체 단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선 서울시의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전진단 등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자체 소관인 1, 2차 안전진단이 통과돼도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으면 중앙정부 산하의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사실상 중앙정부가 안전진단 단계에서 재건축에 제동을 걸 여지가 있는 셈이다.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주공,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 서울에서 재건축이 추진 중인 대다수 단지들이 이 안전진단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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