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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정부 엇박자에 집값 '껑충'…稅부담만 커질라 - 이데일리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 특히 강남4구에서 아파트 가격상승폭이 다시 V자를 그리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 형성 때문이다.”(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지만 정부·여당과 협치 없이는 집값만 자극할 뿐 시장에 확실한 공급시그널은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유세 완화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아예 종합부동산세 논의를 덮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있는 3지구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 이상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지구 지구단위계획안도 준비하고 있다.

시가 재건축활성화를 위해 시동을 절자 주춤하던 집값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가 ‘신속하지만 신중하게’라는 주택철학을 기조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지만, 동시에 멈췄던 재건축사업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양천구 목동에서는 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발표한 지난 21일 이후 신고가(계약일 기준)가 무더기로 터져 나왔다. 약 반년간 거래가 없다시피 하다가 최고가를 찍었다.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면적 122㎡ 아파트는 지난 24일(계약일) 24억원에 거래됐다. 5개월 전 전고가 대비 3억원 오른 값이다. 앞서 23일에는 2단지 전용 96㎡가 5개월 전 전고가 대비 5000만원 뛴 20억원에 팔렸다. 25일도 2단지 전용 122㎡가 23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6개월 전 전고가 대비 1억5000만원 뛴 단지 내 신고가를 썼다.

목동 외 강남구 압구정동, 노원구 상계동에서도 이날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1, 2차(전용163㎡) 아파트는 지난 13일 53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5개월 전 전고가 대비 12억7000만원 오른 값이다.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 47㎡ 아파트는 지난 19일 6억4800만원에 거래되면서 3개월 전 대비 2800만원 올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건축활성화 기대 심리로 단기적인 집값 상승을 보이겠지만 지속적인 도심 주택공급 시그널과 함께 실제 공급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정비사업은 시와 정부가 함께해야 하는 것이어서 협치없이는 집값만 자극 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교통부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여당은 집값 불안을 이유로 기준 완화에는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여당(더불어민주당)이 꺼내 든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완화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도 보유세 완화를 두고 갈피를 못 잡는 분위기다. 이날 첫 회의를 연 여당 부동산 특위에서도 이를 논의 대상 후순위로 밀어놨다.

다만 정부는 기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총리대행은 “기존의 부동산 정책의 골격과 원칙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토 가능한 사안이 뭔지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여론 환기차원에서도 여당은 규제 카드를 빼 들려고 할 텐데 집값이 계속 오르는 분위기라면 보유세 완화는 부자 감세라는 역풍만 부를 것”이라며 “결국 서울 도심에 확실한 공급시그널을 주지 못하면 집값은 오르고 시민들의 세 부담만 더 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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