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테슬라 에너지(Tesla Energy)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량의 구매 수단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포함한다는 발표가 지난 2월에 있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등했고 수혜자들은 그가 ‘파파(Papa)’라는 지위를 가졌다는 믿음을 한 층 공고히 했다. 그의 말 한마디가 트윗(tweet) 될 때마다 가상화폐에 대한 실질적 가치는 단순한 믿음 이상의 신용을 바탕으로 출렁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 12일 비트코인의 결제 시스템을 테슬라 전기차량으로부터 분리한다고 선언했다. ‘파파 머스크 가라사대(Papa Musk says)’라는 소식들의 파괴력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그가 414조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공중에 분해하며 왜 그런 발표를 하고야 말았을까?
화폐의 경제적 가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교환의 매개수단’이다. 이 중에서도 화폐의 역사가 그 의미를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은 ‘교환의 매개수단’이다. 풍요로움은 물질의 소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물질의 소비는 잉여생산이 일반화돼야 함을 의미한다. 남이 쓰고 남은 잉여부분에 대해서 가격을 지불해야 이를 습득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교환의 매개 수단은 실로 가치는 높되 소지(所持)와 처분행위는 간단해야 한다. 인류가 역사를 통해 지금까지 찾은 실물화폐는 ‘금’이다. 그러나 금은 사회의 생산능력 팽창에 있어 그 교환의 규모를 담당하기에 너무 크고 무거워진 순간을 맞닥트린다. 결국 금이라는 실질 화폐는 종이라는 가벼우면서도 필요한 만큼 액수를 표시할 수 있는 명목화폐에 그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종이와 수표로도 결제하기에 벅찬 거대한 크기와 양(量)의 물건들이 시장에 나오는 현대에서 전자화폐와 결제수단 즉 신용카드에게 교환의 매개수단 기능을 이양하게 됐다.
미국의 37대 닉슨(Nixon) 대통령은 사실 ‘워터게이트 사건’ 보다 ‘명목화폐의 불태환선언(不兌換宣言)’에 더 큰 논쟁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물화폐인 금을 일단 비축해야 그를 바탕으로 신용이란 명목화폐를 발행할 수 있었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이제 명목화폐의 가치하락을 예상한 사람들이 지폐를 들고 와서 자신의 금으로 바꿔 달라고 해도 태환, 즉 바꿔주는 행위를 하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실물 가치도 없고 실용가치도 거의 없는 액수가 나열된 ‘돈’이라는 것의 가치가 오직 그 돈을 발행한 나라의 정부가 보증하는 신용에 의존하게 됐다. 결국 국제시장에서 신용에 의심을 품게 하는 나라의 발권은행이 발행한 돈은 국제적 결제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됐다.
발권은행이 없는 온라인상의 화폐가 존재가치를 의심받는 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진정한 화폐가 되려면 금이 됐든 어느 기관이나 정부의 승인이 됐든 큰 권력이 그 존재에 대해 신용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없는 가상화폐를 기존 세대는 긍정하기 어렵다. 반면 신세대는 정부나 어떤 큰 힘을 가진 기관의 신용 부여가 없더라도 인터넷으로 국경이 무너져 다수 대중이 된 그들이 ‘우리가 스스로 신용을 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개념을 자유의 새로운 내용으로 신임한다.
비트코인이 실질적으로 화폐인가 아닌가는 이미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우리는 이해해야 할 시점에 서버린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대량의 닷지코인(Dodgecoin)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한마디 말로 폭락시킨 그가 가상화폐의 신용부여에 대한 논쟁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님이 금세 밝혀졌다. 그가 닷지코인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트코인 가격하락에서 잃은 재산의 몇 배를 챙길지도 모른다는 게 들리는 후문이다.
가상화폐의 가상성보다 이 시장과 신용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자가 어디에선가 나타나서 다시 자유주의가 그동안 걸어온 고난의 길로부터 탈선을 종용하는 것이 문제다.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돈을 번 사람은 다른 많은 사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임을 먼저 깨달아야 그 돈이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역사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어 낸 선조들의 덕과 인간의 믿음을 돈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인생을 소비하는 것임을 가르쳤던 스승들의 간절함이 없었다면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다른 진짜 화폐들까지도 인간을 인격으로부터 멀게 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와 비트코인이 이를 깨닫게 하기 위한 해프닝으로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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