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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수용은 사유재산침해" 비판 변창흠, 장관되니 "현금청산은 합법" - 조선비즈

입력 2021.02.20 06:00

2011년 변창흠, ‘현금청산’ 근거 토지수용 강력 비판
2021년엔 토자수용으로 쪽방촌 정비·공공 재개밢
이중잣대·내로남불 ‘논란’

과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종대 교수시절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개발 정책에 대해 토지수용(収用)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지수용은 사유재산권을 중대하기 침해하기 때문에 범위와 대상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막상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는 국토부 장관이 된 뒤에는 오히려 토지수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중잣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 주택 공급 대책과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계획이 차례로 공개되면서 민간의 토지 소유권을 공공이 강제로 취득하는 ‘토지수용’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토지보상법은 토지수용으로 인한 손실에 대한 보상은 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통상 ‘현금청산’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현금청산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밖에 없다. 보상을 해야 하는 공공은 수용할 토지의 가치를 현재를 기준으로 하는 반면, 토지주는 개발 후의 가치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헌법과 토지보상법은 토지수용의 절차 등을 까다롭게 정하고 있다.

반면 정부가 2.4 대책 발표 이전에 토지를 취득한 사람들에게 약속한 ‘우선입주권’의 경우는 미래 가치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 2.4대책 이후 토지를 취득한 사람들에게 ‘우선입주권’을 부여하느냐 여부가 사유재산권 논란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열린 쪽방촌 정비방안 계획발표에 참석해 부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토지수용, 범위·대상 최소화’라더니···서울역 쪽방촌에 적용

변 장관은 세종대 교수 시절인 지난 2011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함께 펴낸 ‘저성장시대의 도시정책’에서 "사유재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기 때문에 토지수용제도는 공익 목적에 한정돼야 하고, 그 범위나 대상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부가 도시개발법, 사회간접자본투자유치를 위한 민자유치법, 기업도시법 등에서 넓게 토지수용을 허용한 점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10년이 지난 2021년, 변 장관은 역대 장관 그 누구보다도 토지수용과 공권력을 통한 사유재산권 제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변 장관은 지난 1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2.4대책에서 제시한 도심 공급방안에 대해 "이번에는 역대 한 번도 안 해본 강력한 인센티브에 강제할 수 있는 수단까지 넣었고, 총체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도 마련했기에 상당 부분 실효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사업에 100% 동의하느냐다. 이번에 사업 동의요건을 3분의 2로 줄였는데(기존 정비사업은 4분의 3), 결국 마지막에는 수용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5일 서울역 인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4만7000㎡를 공공주택사업으로 추진해 임대주택과 분양 아파트 등 2410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공공주택사업이란 공공주택특별법에 의거해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는 등의 사업이다. 공공주택특별법은 공공이 미개발 땅을 공공택지로 개발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토지주 동의 없이 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사업 지구에 편입되는 토지주에게 현 토지 용도, 거래 사례 등을 고려해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5일에야 밝혔다. 이에 서울 한가운데 땅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된 토지주들은 "사유재산을 헐값에 강제 수용하려는 의도"라며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반발중이다.

2.4대책이 본격화되면 서울역 쪽방촌 같은 혼란이 서울 전역에서 벌어질 수 있다. 2.4대책에 따르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공공주택특별법을 근거로 추진될 예정이다. 토지수용을 활용한다는 뜻이다. 특히 사업 대상이 역세권, 준공업지, 빌라 밀집 지역 등으로 서울 각 지역의 노른자위 땅이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방식도 토지수용·현금청산을 활용한다. 근거 법률이 될 도시정비법도 토지수용 근거조항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 시행자는 2.4 대책발표일 이후 사업지역내 토지 취득자들에게는 우선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이 진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2.4대책은 신설되는 소규모 재개발에 수용권을 도입했고, 도시재생사업도 ‘주거재생 혁신지구’라는 이름으로 원활한 부지 확보를 위해 수용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통한 공급 목표는 19만6000호이고, 이중 서울 지역은 11만7000호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5년간 서울 총9만3000호를 포함해 전국 13만6000호가 목표 공급량이다. 소규모 재개발은 서울 4만호 등 전국 6만호가 목표 공급량이다. 변 장관이 2011년 주장한 ‘토지수용의 범위나 대상 최소화’와는 거리가 있는 엄청난 규모다.

◇신도시 동시 추진 비판도...2.4대책으로 ‘3기 신도시’ 하나 더 늘어

변 장관은 2011년 저서에서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이었다. 그는 같은 책에서 세종시, 수도권 2기 신도시, 혁신도시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런 사업들이 동시에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개발 신도시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사업 타당성 분석이나 도시 성격에 대한 충분한 검토조차 거치지 않은 채 지역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정됐다"거나 "개발사업구역들은 전국적으로 과도하게 지정됐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2021년 변 장관은 수도권 3기 신도시에 필적한 규모인 18만호의 신규 공공택지를 경기·인천에 또 내놓겠다고 2.4 대책을 통해 밝혔다. 뿐만 아니라 5대 광역시 등 지방에도 8만3000호 분량의 공공택지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각종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늘어난 점도 지적했다. 그는 "LH는 누적 부채 119조에 이르러 구조조정과 사업규모 축소를 발표했고, 국가재정을 통해 적자를 보전할 수 있도록 토지주택공사법을 개정했다"며 "SH도 누적 부채 17조에 이르러 팽창적 개발사업 추진의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주요 주택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LH는 다시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4년까지 18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고, 이 재무관리계획이 발표된 뒤 나온 11.19 대책, 2.4 대책 등의 소요 재원을 반영하면 부채가 2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LH는 중장기 재무계획에서 "LH의 자구노력만으로는 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안정적 공적 역할 수행을 위해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임대주택 정부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2021년 업무계획에서 LH 요구대로 비주택리모델링 및 신축매입약정 사업의 공공매입 단가를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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