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대도 호출되고 무릎으로 누르는 버튼도… 공기정화는 기본
지난 6일 경기도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지하 주차장에서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동작 감지 엘리베이터’라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통상 타오던 엘리베이터 상하행 버튼보다 넓은 패널 위에 손바닥을 갖다 대자 상행 패널에 파란불이 켜지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센서가 손동작을 인식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내부 버튼 역시 센서로 작동했다. 2cm가량 움푹 들어간 동그란 층수 버튼에 손가락 끝을 갖다 대니 곧 엘리베이터가 위로 움직였다. 탑승부터 하차까지 어떤 면에도 손을 접촉하지 않고 원하는 층에 갈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아울렛 개장과 동시에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현대엘리베이터의 ‘모션 콜’ 엘리베이터다. 아울렛 전체 엘리베이터 18대 중 5대에 이 기능이 적용됐다. 장애인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센서뿐 아니라 누르는 점자식 버튼도 함께 설치돼 있었다.

비접촉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본 쇼핑객 김모씨는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버튼에 항균 필름을 붙여놓고 이쑤시개통까지 구비해놨는데 코로나가 심했을 때는 그것마저도 불안했다"며 "센서에 손등을 스치듯 갖다 대기만 해도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니까 훨씬 위생적이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엘리베이터에도 ‘비접촉 기술’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점유율 1위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지난 2일 모션 콜과 블루투스 태깅 등 비접촉 기술을 적용한 엘리베이터를 내놨고, 오티스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등도 비접촉 엘리베이터를 개발 중이다. 김진희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마케팅 차장은 "코로나가 지속하면서 비접촉식 엘리베이터 수요가 늘었다"며 "올해는 신기술이 장착된 엘리베이터가 쇼핑몰과 아파트 곳곳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모션 콜 엘리베이터를 스페이스원 아울렛에 납품한 이후 중국 다롄시 동강국제상업지구에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 신성공관에도 20대를 납품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비접촉식 엘리베이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최근 의정부 고산지구에 분양한 2400세대 규모의 수자인디에스티지 아파트에도 비접촉 엘리베이터 도입이 확정됐고 이외 분양을 앞둔 많은 아파트 시공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인디에스티지 시공사인 한양 관계자는 "스마트 단지를 조성하고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접촉 엘리베이터를 도입하게 됐다"며 "반응도 좋아 앞으로 시공하는 아파트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도 NFC 기능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패널에 갖다 대면 등록된 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내놨다. 무릎으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무릎 버튼’ 기능도 출시했다. 티센크루프 관계자는 "보다 개선된 비접촉 엘리베이터를 테스트하는 단계로, 이달 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졌던 비접촉 엘리베이터는 기술 경쟁 훈풍을 타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거용과 상가용 엘리베이터에 각기 다른 비접촉 기술을 적용했다. 주거용엔 블루투스 태깅 기술을 넣어 스마트폰 앱에 원하는 층을 등록하면 엘리베이터가 호출되게 만들었다. 상가용 건물 엘리베이터는 앞서 남양주 스페이스원 아울렛에 설치된 것처럼 손 움직임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무급유 시스템과 음이온 공기청정기도 기본으로 적용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도 음이온 발생기와 자외선램프 등을 사용해 세균과 기타 미생물을 억제하는 플라스마 공기 정화 팬을 엘리베이터에 적용할 수 있게 했다. 티센크루프 역시 고성능 울파 필터로 내부의 초미세 입자를 걸러내 공기 중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클린룸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엘리베이터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가 층을 이동하기 위해 타는 단순한 수단에서 벗어나 건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엘리베이터 기술이 발달해 과거 만화 속에서 보던 엘리베이터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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