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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성과급 논란에 CEO까지 나선 SK하이닉스…이석희 사장 "송구스럽다" - 조선비즈

입력 2021.02.02 16:37 | 수정 2021.02.02 18:41

경쟁사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과급에 불만을 표현한 SK하이닉스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이석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다. 이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충분히 미리 소통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PS(초과이익분배금)이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대표 구성원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SK하이닉스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들이 회사 성과급에 불만을 갖는 이유는 경쟁사 대비 절반에도 못하는 성과급 규모 때문이다. 한 직원은 "연봉이 비슷한 경쟁사 반도체 부문 직원이 받는 성과급과 비교하면 (성과급 지급액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회사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블라인드 캡쳐
직원들은 사내 게시판 뿐 아니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도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현 재직자 등이 회사에 매긴 별점은 최저점인 ‘별 1개’가 대부분으로, 내용도 성과급에 관련된 것들이 많다.

이에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성과급 책정과 관련한 기준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경제적부가가치(EVA)를 경영성과 및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하고 있고, 우리 회사 역시 2006년부터 이를 PS 산정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EVA 초과분의 일부가 구성원의 PS 재원이 되는데 이는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주주 환원 등의 기준 지표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구체적으로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은 약 5조원인데 여기서 법인세,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에 대한 조달비용 등을 차감한 금액의 20%를 PS 산정했다"며 "EVA는 매년 달라질 수 있는데, 다만 이 지표는 대외비라 공개가 어렵다"고 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SK하이닉스 제공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 초 지급한 특별 기여금과 같은 수준에 책정된 것에 대해 이 사장은 "2019년에는 영업이익(약 2.7조 원)이 낮은 데다 투자규모도 상당해 EVA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바, PS를 지급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미래성장 특별 기여금’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사장은 "2020년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커지고 EVA 플러스를 달성하게 돼 위에서 말씀 드린 산정 방식에 따라 규모를 정해 ‘PS’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우연찮게 2년 연속 지급 규모가 같게 나와 구성원들께서는 영업이익 규모를 가지고 2019년의 격려금과 2020년의 PS가 같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2019년과 2020년의 지급 기준이 달랐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사장은 경쟁사와의 비교와 관련해서는 영업이익과 수익구조, 투자와 금융비용 등에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장은 "올해는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 합심해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에서 선도 기업과의 격차를 줄여갔으면 한다"며 "나아가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회사로 거듭나는 2021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회사를 위해 땀 흘려주시는 구성원들께 충분히 화답하는 지원과 보상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필요 시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올해부터 PS 예상규모(범위) 등을 사전에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과급 관련한 직원 불만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있었던 SK하이닉스의 M16 팹 준공식에서 연봉을 반납해 직원들 성과급에 보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로부터 약 30억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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