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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공급절벽' 장기화…건설현장 초비상 (사진=한국시멘트협회) - 이데일리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시멘트 공급절벽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도권 중소 건설현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일부 시멘트 업체 시설 보수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인데다가, 봄철 건설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시멘트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시멘트 생산공장 및 유통기지 재고량은 66만t으로 집계됐다. 최근 하루 20만t가량 시멘트가 출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고는 사흘치만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적정 시멘트 재고량을 총 저장능력(210만t) 60% 수준인 126만t으로 본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생산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가 무섭게 현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건설현장이 휴무인 주말에는 시멘트 재고량이 60만t대로 회복했다가, 주중 다시 50만t까지 떨어지는 형세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멘트 수급난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올 초부터다. 통상 시멘트 공장은 비수기인 겨울 보수에 돌입하는데, 지난해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 건설현장이 계속 돌아가면서 시멘트 재고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는 생산설비를 최대로 가동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수급 불안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수급난으로 미뤘던 보수 공사에 또다시 돌입하면서 최악의 경우 건설 성수기인 봄~가을철 공사가 멈추는 사태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쌍용C&E 동해공장 소성로. (사진=이데일리DB)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멘트를 실어나를 운송수단 부족 문제까지 겹쳤다. 지난해 말 주요 시멘트 철도운송기지가 폐쇄하면서 업계는 육상운송인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로 대체했다. 그러나 최근 BCT 기사들이 근로여건과 처우가 좋은 택배업으로 대거 전직하면서 운송수단까지 차질을 빚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는 성수기인 2분기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 한 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가격은 지난 1분기 두자릿수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이익률도 나빠졌다. 지난해 건설경기 부진에도 시멘트 업계가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유연탄 가격 안정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시멘트 수급난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아직으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시멘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 한 해 공급 불안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운송수단이 여의치 않은 데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어 하반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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