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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의제, '백신 스와프'보다 '글로벌 백신 허브'에 무게추 -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위해 연단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위해 연단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새벽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코로나19 백신 관련 주요 의제가 상대국이 백신이 필요할 때 당겨쓰고 갚는 이른바 ‘백신 스와프’보다 미국 쪽으로부터 백신 제조 기술 등을 이전받아 한국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 2천만회분을 오는 6월말 이전에 외국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2천만회분은 미국 안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백신이다. 미국 정부가 앞서 외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천만회분과는 별개다. 미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검토를 마치는대로 외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미국이 외국으로 보내겠다는 백신 네 가지를 합치면 모두 8천만회분이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미국으로부터 이번에 지원되는 백신을 빌려 접종한 뒤 추후 한국이 받을 물량을 미국에 돌려주는 ‘백신 스와프’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같이 경제가 발전한 나라들의 백신 수급 요구에 대해 백악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미국이 한국을 지원할 방법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우리가 함께 협력할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밝힌 외국 지원 물량을 놓고 “공평”하고 “공정”하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에 “지역적 균형”도 고려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그) 평가가 내일 (정상회담) 전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백신 스와프’에 명확하게 선을 긋진 않았지만, 한국보다 더 백신이 필요한 국가에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조금 더 담긴 발언이다. 한국 정부 쪽 기류도 마찬가지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경우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외국보다 훨씬 적은데다, 이달 초중순 있었던 백신 공급 부족에 따른 접종 공백도 해결되는 모양새이고, 지난달 화이자 백신 2천만명분(4천만회분)을 추가 계약하면서 올해만 9900만명분(1억92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하게 된 상태여서 굳이 ‘백신 스와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보다는 코로나19 확산 상태가 심각하고 백신 수급이 긴급한 국가에 미국의 백신이 지원되는 게 인도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21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 (미국이 국외에 지원한다는 백신)을 우리한테 나눠주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사실상 개발도상국이나 방역에 능력이 없는 국가들 하는 거를 우리가 가져오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우리 격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신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이 “당장의 제약 생산력에서는 세계선두권”이기 때문에 “(미국이) 기술 이전을 생각한다면 첫 번째 주자가 한국”일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아마 깊은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화하는 감염병 대비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
이와 관련, 정부와 한국 기업들은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 기간 모더나와 노바백스 등 미국 제약사를 상대로 백신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는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모더나,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다. 범정부 백신도입 티에프(TF) 팀장으로 지난달 화이자 백신 2천만명분 추가 계약을 이끈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21일 출국해 미국 정부 쪽과 기업 등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을 자사가 위탁생산할 예정이란 보도에 대해 “현재 확정된 바가 없다”며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안에 재공시하겠다”고 해명 공시했다. 이는 ‘삼성바이오가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한국경제>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곧바로 부인 공시를 내놨던 지난 12일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어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 결과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 등 엠아르엔에이 백신은 미국과 유럽의 극히 일부 시설에서만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위탁 생산될 경우 한국이 아시아권 첫 생산 기지가 되고, 이는 ‘글로벌 백신 허브’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월 노바백스와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시이오)도 지난달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을 살펴보기 위해 입국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이 국외 백신 개발 기업과 체결한 계약은 모두 위탁생산 계약이어서 공급과 판매에 대한 권한이 한국에 없었지만, 기술 도입 계약은 생산 일정과 공급처를 생산자가 결정할 수 있어 국내 공급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국외에 수출할 수도 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1~2년 안에 종식되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수 있어 미국으로부터 당장 백신을 공급받는 쪽보다는 미국과 백신 관련 장기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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