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씨 뿌린 바이오 사업, 결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위기론 통했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43.5%, 낸드플래시 점유율 31.4%(트렌드포스 기준 2분기).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점유율 72.7%(옴디아 기준 2분기).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기준 글로벌 업계 1위로 추격자들 대비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다. 이 같은 핵심 사업에 힘입어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취임했을 당시 10조원이었던 삼성전자 매출액은 지난해 230조4000억원, 영업이익만 27조7700억원으로 ‘퀀텀 점프’ 했다. 이 중 반도체에서만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전체 절반쯤 되는 14조원가량이다.

고(故) 이길현 전 신라호텔 사장은 ‘삼성 60년사’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이건희 이사는 이미 반도체 공부에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마쓰시타, 도시바, NEC 등 일본 전자회사 기술자들을 자주 만났고, 단독 세계여행을 통해 반도체 관련 인사들을 만나며 자료를 모았다."
볼모지나 다름 없던 환경에서 삼성전자는 끊임 없는 기술개발, 과감한 투자로 1984년 반도체 사업 진출 10년 만에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현재까지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하고 있다.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이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2001년), 세계 최초 64Gb 낸드 플래시 개발(2007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양산(2010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2012년) 등으로 연결된 결과였다.
2010년대 초반 애플 아이폰이 연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하자 당시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는 차별화 일환으로 스마트폰 OLED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010년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이 OLED 투자를 직접 챙겼던 것이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시장에서 삼성이 독보적 1등을 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부회장은 2005년 들어 ‘창조 경영’을 내세우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했다.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바이오, 나노, 로봇 같은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대제약사와 기술 수준 격차가 크고 위험 부담이 큰 신약 개발보다는 CMO와 바이오시밀러를 키운다는 전략이 현재로써는 적중했다"고 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다. C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올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올해 수주액만 1조8127억원이다(9월 말 현재). 지난해 전체 수주액(3084억원)의 6배에 가까운 액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789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매출(7016억원)을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은 200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이익(917억원)의 두 배를 초과 달성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한 7659억원, 영업이익은 1228억원으로 창립 8년 만에 처음 흑자 전환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2010년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이라는 핵심 사업이 있었는데도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에 씨 부린 이 회장의 결실이 싹을 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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