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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상 최고가…바이든 효과? [노정동의 3분IT] - 한국경제

1) 달러화 가치 하락에 신흥국 시장으로 눈돌려
2) 서버 교체 수요·5G 개화에 반도체 업황 개선
3) 이재용 상속 재원 마련 위한 배당 정책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REUTER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 작업에 훼방을 놓고 있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은 바이든이 내년 1월 무난히 차기 미국 대통령직에 오를 것에 베팅한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63,200 +3.61%)가 지난 13일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고가까지 오른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른바 '바이든 효과'라고 해석하고 있는데요.

일단 삼성전자를 최고가로 밀어올린 주체가 외국인 투자자들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6만32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61%(2200원) 오른 채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1월20일 종가 기준 6만2400원이었던 사상 최고가를 약 10개월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장중 최고가인 6만2800원도 뛰어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지난 3월19일 장중 4만2300원까지 떨어진 것에 비하면 49.4%나 오른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이날 수급별로는 개인이 7033억원어치를 팔았고,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각각 5785억원과 1601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동안 2조561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바이든이 당선된 이후 달러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것인데요. 이 때문에 매력이 떨어진 달러화 자산을 팔아치우고 신흥국 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평가입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시대 개막을 앞두고 비달러 자산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주식시장과 관련 있는 글로벌 ETF(상장주식펀드)에서 소규모 설정액 증가가 확인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중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의 삼성전자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업환경과 배당 등에서 향후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임을 내다본 것인데요. 일단 삼성전자의 최대 먹거리 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해 내내 그야말로 '바닥'을 헤맸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으로 주문해야 하는 글로벌 IT업체들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에 대규모 투자를 미뤄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 코로나19로 미뤄왔던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5세대 통신(5G) 기기 등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부문은 5G로 인한 모바일 반도체 수요 급증과 더불어 2017년 이후 4년 만에 서버용 반도체 교체 수요까지 도래하면서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반도체 업황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주식도 최근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며 총 4919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또 하나의 투자 매력은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전망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로서는 배당 확대 중심의 정책 강화가 가장 유리한 옵션이라는 겁니다.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 재산 중 상장사 지분 규모는 총 18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삼성전자 4.2%, 삼성생명 20.8%, 삼성물산 2.9%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상장사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약 11조원으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 중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약 9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이 이 회장의 상장사 지분을 모두 상속받기 위해서는 상속세 연부 연납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최대 6년 동안 매년 약 1조8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황고운 연구원은 "내년 1월 말로 주주 환원 정책 발표가 연기됐지만, 정책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배당 확대 중심의 정책 강화가 예상된다"며 "이재용 부회장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가 가장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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