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합병 시 연매출 20조, 자산 40조 규모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한다. 국내 점유율은 50%를 넘어서며,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 성사 시 ‘항공 빅뱅’이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KDB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협상 중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는 현재 채권단인 산업은행 경영 체제하에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방식과 유사하다.
한진칼이 사들일 지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다. 산은은 이 같은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운영방식은 현대·기아차 모델이 유력하다. 인수합병 후에도 각 회사를 독립 경영하는 방식이다. 유사 사례로는 프랑스, 네덜란드 합작사인 에어프랑스·KLM항공의 합병이 언급된다. 다만 두 회사는 사업 국가가 달라 이번 건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항공사는 ‘노선’이 핵심 영업 수단이다. 항공사간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경영 효율화를 위한 노선 통폐합이 필수적이다. 영업, 정비 등 사업 필수 조직도 중복 시 하나로 묶는 것이 보통이다.
미국 델타-노스웨스트항공 인수합병의 경우 피인수 기업인 노스웨스트가 지난 2010년 소멸됐다. 자국 항공사간 M&A에서는 노선 등 주요 사업 요소를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독립경영을 택할 수밖에 없다. 조직 통폐합으로 인한 인력감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노선 재편성 등 사업 효율을 고려한 변화는 일부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M&A를 바라보는 국내 정서상 독립경영이 불가피해 보이며, 한진그룹은 두 회사의 콘셉트를 다르게 가져가려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서비스 질과 가격을 더 높이고, 아시아나는 가격을 낮춘 세컨드 브랜드로 재구성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교수는 “한진그룹 안에서 다양한 가격의 항공편을 제공한다면 현재 제기되는 독과점 우려를 자연스럽게 우회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국내 FSC 시장이 서비스 등급에 따라 세분화 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총 보유 기재는 173대에서 259대로 늘어난다. 임직원은 약 3만명, 연매출은 약 20조원으로 늘어난다. 올 상반기 기준 양사 합산 점유율은 34%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합산 시 50%를 넘어선다. 총 자산은 약 40조원 규모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LCC간 통폐합도 예상된다. FSC와 LCC의 사업 구조가 다른 점을 감안해 진에어로 두 개 회사를 흡수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거래 성사 시 국내 LCC시장은 현재 1위 제주항공과 통합된 진에어 중심으로 재편이 예상된다.
황용식 교수는 “그간 LCC 공급과잉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온 만큼 거래 성사 시 계열 LCC는 진에어로 흡수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면서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제주항공, 진에어 등 대형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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