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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슐랭]한국은 처음이지…신형 랜드로버, `전설의 미(美)친 환생` - 매일경제 - 매일경제

디펜더 구형(왼쪽 위)과 신형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디펜더 구형(왼쪽 위)과 신형 [사진 제공=랜드로버]
"뭐 산길쯤이야, 계곡쯤이야, 수렁쯤이야"

타기만 해도 간이 커지고 두려움이 사라지는 자동차가 있다. 운전자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준다.

길이어도, 길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오프로더다. 일반적으로 4륜구동 SUV이면 오프로더라고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면 `오프로더 성향`일뿐이다.


오프로더 성향만 지녀도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 좀 더 험난한 임도(벌목한 통나무를 운반하거나 산림 생산 관리를 목적으로 건설한 도로)는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바윗길이나 진흙 구덩이, 바퀴 부분까지 물에 잠기고 미끄러운 계곡은 언감생심이다.

모름지기 `오프로더`는 오프로더 성향이 못가는 길도 거침없이 가야 한다. 오프로더가 가면 바로 길이 된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정통 오프로더를 `모험과 도전의 아이콘`이라 부르는 이유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인정받는 정통 오프로더는 미국 출신 지프(Jeep) 랭글러, 독일 출신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영국 출신 랜드로버 디펜더다.

이들 차종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축적한 전쟁 기술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지프 랭글러가 정통 오프로더 시장을 주도하다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의 합류로 `2차(車) 대전`이 시작됐다. 올해는 디펜더가 합류하면서 `3차 대전`으로 확전됐다.

디펜더 신형과 구형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디펜더 신형과 구형 [사진 제공=랜드로버]
디펜더는 랜드로버 역사 그 자체이자 `오프로더의 전설`이라고 불린다. 랜드로버의 강인한 브랜드 이미지도 디펜더 덕분이다.

랜드로버의 원조인 로버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발`로 활약했던 군용 지프를 베이스로 디펜더를 개발했다. 지프의 섀시는 그대로 사용하고 로버에서 만든 엔진을 얹었다. 전쟁 이후 부족해진 철을 대신해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었다. 랜드로버가 `알루미늄 마술사`가 된 계기다.

당시 디펜더 이름은 `랜드로버 시리즈Ι`. 이후에는 전장에 따라 숏바디는 랜드로버 90, 롱바디는 랜드로버 110로 불렸다. 랜드로버라고 하면 바로 디펜더를 뜻했다. 1989년 디스커버리가 나오면서 디펜더로 이름을 바꿨다.

지프가 전장을 누볐다면 디펜더는 `가는 곳이 길이다`라는 말을 만들며 사막과 아프리카 초원을 휩쓸고 다녔다. 덩달아 모험과 도전을 숭상하는 남자들의 로망이 됐다.

디펜더는 그러나 에어백이 없는 치명적 단점과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5년 단종됐다.

4년 뒤 디펜더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환생했다.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올뉴 디펜더가 공개됐다. 올 9월에는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도 공식적으로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롱바디 모델인 올뉴 디펜더 110이 출시된다.

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죽었다 살아난` 올뉴 디펜더를 사진으로 봤을 때는 선 굵은 직선으로 `각진 매력`을 발산하던 기존 모델보다 순해졌다. 곡선을 차체 곳곳에 적용한데다 미래형 전기차처럼 심플하게 선과 면을 조합해 깔끔하면서 귀여워보이는 외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본 올뉴 디펜더는 깔끔해졌지만 야성미도 발산했다. 기존 모델처럼 깍둑썰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각진 디자인으로 원조 디펜더의 오프로더 감성을 계승했다.

덩치는 야성미에 기여한다. 전장×전폭×전고는 5018×1996×1967mm다. 기아차 쏘렌토(4810×1900×1700mm)와 카니발(5155×1995×1775mm) 중간에 해당하는 크기다.

높은 차체와 짧은 전후방 오버행(차체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은 우람하면서도 강인한 남성미를 풍긴다.

앞에서 보면 위로 돌출된 보닛, 동그랗게 부릅뜬 눈을 닮은 LED 헤드램프, 꽉 다문 입을 연상시키는 수평 라디에이터,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 그릴은 SF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범블비`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강인하지만 귀여운 모습도 엿보이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스마트한 복합적 이미지다.

옆모습은 면과 선을 줄이고 각진 실루엣을 적용해 깔끔하다. 5m가 넘는 길고 높은 차체, 짧은 전후방 오버행(차체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 사각형 휠 아치, 커다란 창문은 우람하면서도 강인한 남성미를 발산한다.

뒷모습은 챙이 좁은 세로형 벙거지 모자와 비슷하다. 둥글게 처리한 모서리, 계단처럼 층을 둔 차체는 볼륨감을 살려준다. 중간 크기의 사각형 두 개와 작은 사각형 두 개를 상하로 배치한 빨간색 리어램프는 시선을 차에 중앙으로 집중시킨다. 차체 중앙에 자리 잡은 스페어 휠만으로도 `오프로더 감성`이 충만해진다.

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실내는 수평 레이아웃을 통해 단순하면서 깔끔하게 처리됐다. 기능 조작을 위한 버튼이나 터치 시스템도 간소화했다. 운전자의 손길이 필요 없는 미래형 자율주행 전기차의 실내를 보는 것같다. 화려함보다는 직관적인 기능성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앞좌석 센터페시아에는 마그네슘 합금 크로스카 빔을 적용했다.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차량 바디구조인 크로스카 빔의 표면을 인테리어 디자인 일부로 구성했다. 기둥과 보를 노출시키고 볼트와 너트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건축 구조물과 비슷하다. 밋밋하게 여겨지는 실내에 강렬함을 제공한다.

조작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기능은 슈퍼컴퓨터 급이다. 85개의 개별 ECU(전자제어장치)를 통해 기존보다 8000여개 많은 2만1000개의 네트워크 메시지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 랜드로버 최초로 적용한 피비 프로(PIVI Pro)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운전자가 10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빠르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0인치의 터치스크린에는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순정 T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다. 열선 기능을 갖췄지만 통풍 기능이 없는 시트는 아쉽다.

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뒷좌석은 넉넉하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22mm다. 쏘렌토(2815mm)와 카니발(3090mm) 중간이다. 2열 레그룸은 992mm다. 뒷좌석에 앉으면 전방 시야가 깨끗하게 펼쳐진다. 적재용량은 1075ℓ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2380ℓ로 확장된다. 캠핑이나 요즘 뜨고 있는 차박(차에서 숙박)에도 적합하다.

시승차는 1999cc 4기통 디젤 엔진, 8단 자동변속기, 상시사륜구동(AWD)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40마력, 최대토크는 43.9kg.m, 연비는 9.6km/ℓ다.

시승은 경기도 유명산 인근 온·오프로드에서 모두 경험했다. 오프로드에서는 에어서스펜션을 높이 올이고 저단 기어를 선택했다. 4코너 에어서스펜션은 지상고 높이를 75mm까지 높여준다. 극단적인 오프로드에서는 추가로 70mm 연장해 최대 145mm까지 차체를 높일 수 있다. 최대 도강 높이는 900mm다.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및 도강 등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은 디펜더를 오프로더 제왕으로 만들어준다.

보통 4륜구동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움푹 파인 땅도, 바퀴가 헛도는 미끄러운 진흙탕도, 시트까지 물에 잠겨 침수차 신세로 전락하는 물웅덩이도 너무도 쉽게 돌파한다. 산도 타고 바위도 탄다. 차체는 뒤뚱뒤뚱 거리지만 안에서 느껴지는 요동은 적다.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은 내리막길도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며 내려온다. 운전자가 할 일은 에어서스펜션, 저단 기어, 상황에 맞는 모드 선택 3가지다. 나머지는 올뉴 디펜더가 알아서 한다.

올뉴 디펜더만 있으면 오프로더 초보자도 베테랑이 된다. 웬만한 산이나 물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아빠를 거침없이 산타는 `산타`로 만들어준다.

지상고가 높아진 차에서 내릴 때도 배려가 느껴진다. 안전벨트를 풀면 에어서스펜션이 지상고를 온로드 때보다 50mm 낮아진다.

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오프로드에 특화됐기에 온로드 주행 성능은 부족하고 승차감도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도 깨졌다. 컴포트 모드를 선택한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매끄러우면서도 안정감 있게 달린다.

2.0ℓ에 불과한 배기량, 2.5t에 달하는 무게라는 핸디캡 때문에 시원시원한 질주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디젤엔진의 단점인 자잘한 진동과 소음도 느껴진다. 그러나 몸이 불편하거나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패밀리 SUV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카메라 6개, 초음파 센서 12개, 레이더 4개를 활용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앞에서 달리는 차의 움직임에 맞춰 가감속하는 것은 물론 완전 정차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성능도 만족스럽다.

다만 조향 간섭을 통해 차선 이탈을 막고 차선을 유지해주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는 완성도가 아직은 부족하다. 곡선 구간에서는 차선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있고 차선을 이탈하지 않기 위해 지그재그 움직여 불안감을 준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은 8590만~9180만원이다. 벤츠 G클래스 모델 중 현재 유일하게 판매되는 메르세데스-AMG G63이 2억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반값 이하다. 하지만 5000만원 중반대에 판매되는 지프 랭글러보다 비싸다. 물량 부족도 해결해야 한다. 지금 주문하더라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4년 만에 환생한 올뉴 디펜더는 `패밀리 SUV 시장`을 겨냥해 오프로드 성능은 물론 온로드 성능에도 공들였다. 덩달아 일상을 모험으로 만들어주고, 가족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패밀리 오프로더`로 진화했다. 낯선 환경에서 만나는 모든 어려움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슈퍼맨 아빠`를 겨냥한다.

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사진설명올뉴 디펜더 [사진 제공=랜드로버]
◆MSG

올뉴 디펜더는 멋진 풍경을 지닌 글램핑장(편의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고급 캠핑장)에서 맛보는 바비큐를 연상시킨다.

모닥불과 함께 캠핑의 꽃인 바비큐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릴, 숯, 석쇠, 장갑, 집게 등은 물론 고기, 채소, 양념 등을 바리바리 챙겨야 한다. 물건을 챙기는 것도 일이지만 싣는 것도 일이다. 트렁크가 지저분해지기도 한다.

바비큐를 제대로 요리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방심하면 고기는 숯덩이가 된다. 먹고 난 뒤에는 쓰레기 처리와 설거지도 골칫거리다.

그러나 글램핑장에서는 바비큐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직접 바비큐를 해주는 곳도 있다. 글램핑 이용자는 안락한 텐트 안에서 모닥불을 즐기며 불맛 가득한 바비큐를 먹기만 하면 된다.

올뉴 디펜더 운전자도 주변 상황에 신경을 곤두 세우며 손과 발을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올뉴 디펜더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오프로드 초보자를 베테랑 버금가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가족과 함께 편하고 안전하게 모험을 즐기면 된다. 글램핑과 올뉴 디펜더가 닮은 이유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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