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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독립…LG상사·하우시스·판토스 떼어내 계열 분리 - 조선비즈

입력 2020.11.16 09:08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LG 안팎에서는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주)LG 지분 7.72%를 갖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다.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LG그룹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왔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고문 / LG 제공
앞서 LG그룹은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조금씩 해왔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주)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을 매각했다.

구 고문의 계열 분리안은 LG그룹의 주력인 전자·화학 사업을 보존하면서 구광모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주)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갖고 있다. LG 안팎에서는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분리 전망도 나온다.

LG그룹은 장자 상속 전통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3대 경영을 이어왔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아우들은 사업을 들고 계열 분리하는 관행을 지켰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 자녀들은 1999년 LG화재(현 LIG)를 들고 계열분리했다.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는 2005년 LS그룹을 만들었다.

2세대에서는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자녀들이 2006년 LG패션을 분사해 독립했고, 2014년 사명을 LF로 바꿨다.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은 2000년 1월 LG유통 식품 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만들었다. 2004년에는 구인회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이 GS홀딩스를 세워 정유·유통·건설 계열사를 분리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3세대에서는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를 떼어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했다. 이번 구본준 고문이 독립하면 3세대 계열 분리는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003550)그룹은 계열분리 추진과 관련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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