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액면분할로 250만원이 넘던 주가가 5만원대로 바뀌면서 대학생까지 용돈으로 사는 주식이 됐다. 그해 5월에만 1조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개인들이 사들였다. 하지만 국민주의 꿈은 곧 악몽으로 바뀌었다. 액면분할 직후부터 주가가 급락해 그해말 3만원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국민주식에서 강제로 장기투자하는 의미의 ‘국민적금’이 된 시기였다.
지난달 10만원 돌파를 넘보던 삼성전자가 8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2018년처럼 반도체 경기가 단기에 반짝하고 꺽이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하락세를 주도하는 것은 기관과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연초이후 5조212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기간 기관도 6조507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들은 1조4916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인들의 매입 단가는 9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8조5000억원 수준이나, 최근 7조5000억원을 예상하는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2018년에는 D램 가격이 단기에 급등했다 빠지면서 반도체 경기가 악화됐지만, 지금은 중장기 호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에는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이 늘어나고 미·중 무역분쟁 발발로 수요가 감소하는 다운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지금은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상승 사이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D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점도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는 D램 가격에 실적이 좌우됐지만 지금은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어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른 사업부도 여건이 우호적이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지 센서도 세계 1위인 소니와 점유율을 좀히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 기준 이미지센서 세계 점유율은 삼성 19.6%, 소니 49.8%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수익성만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출은 올해 261조63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287조2104억원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매출은 243조7714억원이었다.
최도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측정하는데 이미 역사적 고점인 2배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이미 재평가 구간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최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부진한 것은 기대감에 의한 상승이 실적 장세로 전환되는 과도기의 일환”이라며 “목표가인 12만원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2분기부터 실적 장세가 시작되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목표가는 10만7000원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반도체도 빅사이클도 임박한 상황”이라며 목표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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