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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준 SK 주식, 친족들 대부분 팔았는데… 조카 최성환은 추가 매입, 왜? - 조선비즈

입력 2021.02.09 15:00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2년전 SK㈜ 지분을 증여받은 친족들이 대부분 주식을 매도한 가운데 최성환 SK네트웍스(001740)기획실장(사업총괄)만 유일하게 지분을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최 실장이 SK네트웍스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SK㈜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실장은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 실장은 지난 1월29일과 2월1일 장내매수를 통해 SK㈜ 보통주를 각각 4481주, 1154주 매수했다. 현재 시세로 약 17억원어치다. 최 실장의 SK㈜ 지분율은 0.73%(52만977주)에서 0.74%로(52만6612주)로 늘었다.

2018년 11월 말 최태원 회장과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 총 342만3332주(4.87%)를 친족들에게 증여했다.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힘을 보태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당시 지분을 받은 총수 일가는 총 23명인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21명이 보유 지분을 전부 또는 일부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SK네트웍스 제공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만 증여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지분율이 증가한 것은 최 실장이 유일하다. 최 실장은 2018년 0.7%의 지분을 증여받았다. 지분을 증여받기 전에는 SK㈜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최 실장은 SK 오너가 3세 중 SK㈜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계열분리 및 3세 경영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이자 SK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그동안 그룹 안팎에서는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를 계열분리해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SK㈜는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39.12%)다. SK네트웍스와 오너 일가가 SK㈜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경우 계열 분리시 유리하게 작용한다. 최 실장 입장에선 SK㈜ 지분을 늘리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SK네트웍스가 렌탈 전문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점도 계열분리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2019년 AJ렌터카(SK렌터카와 통합)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렌탈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SK매직과 SK렌터카는 모두 SK네트웍스의 핵심부문으로 지난해 각각 1조221억원, 1조85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7%, 5.3% 늘어난 실적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SK㈜에서 계열분리를 해도 충분할만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기업"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성환 실장이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면 계열분리를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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