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은 직원 두 명 중 한명이 책임자
농협 조직별 적정인력 기준 산출도 과제
총 직원 수가 10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 농협이 인력 구조 대수술에 착수한다. 책임자급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실무자가 많은 피라미드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현재 연공서열 위주인 직위·직급의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나아가 디지털 혁신 및 비대면 문화 확산을 인력운용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이 ‘몸집 줄이기’를 함께 시행할지도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현재 ‘중앙회 및 계열사 중장기 인력운용 전략수립’을 맡길 컨설팅 기업을 찾고 있다. 늦어도 다음 달까지 업체 선정을 끝내고 5개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 이후 10년차를 맞아 중앙회 및 계열사의 중장기 인력 운용전략 재편이 필요하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농업·농촌의 지속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중앙회 인력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협은행을 예로 들면, 지난해 말 기준 임원과 책임자는 총 6940명이다. 전체 직원 1만3650명 중 약 5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컨설팅 계획에서 인력구조 개선은 일단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인사 제도는 농협에 속한 각 조직이 맞물려 돌아가는데다 농협중앙회가 나머지 조직의 대주주라는 점, 컨설팅 계획에 ‘조직단위별 적정인력’ 기준을 산출하겠다는 점이 포함돼 있다는 것 등을 고려하면 범농협 전체의 인력구조가 함께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농협중앙회는 보통 6급으로 입사해 5~3급을 거쳐 임원으로 분류되는 M급까지 오를 수 있다. 지점장 등이 주로 포진해 있는 3급에서 M급으로 오르는 데는 최소 7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2~3년가량 느린 수준이다.
인력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농협중앙회는 직위·직급체계 개편을 꼽았다. 상위 직급을 없애 하위 직급으로 포함시키면 큰 출혈 없이 빠르게 인력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을 없애고 ‘프로’, ‘님’ 등의 호칭으로 통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 경우 이전까지 책임자였던 직원이 실무자로 일선에 나서야 한다. 즉 사실상 ‘급’이 낮아지는 만큼 조직 내 혼란이 한동안은 불가피할 수 있다.
컨설팅 계획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정 규모의 인력 감축 역시 예상된다. 범농협 중장기 인력운용 전략 수립 방향을 주문하면서 "디지털 혁신 및 비대면 문화 확산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직위·직급 체계 개편으로도 인력 구조 개선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결국 보상 방안을 마련해 상위 직급 직원을 내보내지 않는 한 인력 구조의 본질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농협중앙회는 채용 제도 개선을 포함해 적정채용 직급 및 규모를 산정하고,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간 교류 규모와 기준 역시 새롭게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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