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안에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신용대출을 좀 더 까다롭게 허용하겠다는 게 대책의 주요 목적이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민층의 생활자금 수요로 인해서 가계부처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신용대출이 부동산 시장 등으로 유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단기적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미 마련해 둔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은 규제에서 빠진다.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1억3000만원이고 5000만원을 빌려쓰고 있는데 나머지 8000만원을 더 빌려 집을 산다고 해서도 대출회수를 당하지 않는다. 규제 시행 시기는 이달 30일이다. 하지만 더 빨리질 수가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전산시스템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다르는 점을 감안해 이달 말까지라고 했을 뿐이다. 은행들은 준비가 되는데로 시행에 나선다.
연소득이 8000만원을 넘는 사람이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얻으면 DSR 규제를 받는다. DSR 규제는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소득능력을 갖췄는지를 따지는데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DSR이 40%라면 연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은 원리금이 2000만원 넘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당초 DSR 규제는 개별 차주가 아니라 금융회사별로 적용됐지만 지난해 12월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얻을 때는 차주 단위로 적용하도록 바꿨다. 이번에는 연소득과 신용대출 총액 기준을 추가한 것이다.
은행들에 대한 DSR 규제는 대폭 강화됐다.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의 70% 이상인 이른바 ‘고(高) DSR’ 비중을 크게 낮췄다.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은 전체 대출에서 DSR이 70% 초과하는 비율을 15% 밑으로만 관리하면 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비율을 5%로 낮춰야 한다. 개별 신용대출 차주가 돈을 많이 빌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DSR 90% 초과 대출은 현재 10%에서 3%까지 떨어뜨렸다. 시중은행은 고DSR 기준을 내년 3월말까지 맞춰놔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의 신용대출 취급 목표를 월 2조원대로 묶겠다고 한 만큼 이에 대한 준수 여부를 자주 점검할 계획”이라며 “은행들이 연소득의 2배 이상 신용대출을 해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도 상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장기적으로는 △ 금융회사별 DSR를 개인 단위 DSR로 단계적 전환 △ 업권별로 최대 160%인 DSR을 40%대까지 조정 △ 주택담보대출에 적용 중인 DTI를 DSR로 대체 △ 청년층의 미래예상소득을 감안해 DSR 규제에 반영 △ 소득파악이 어려운 차주를 위한 보조지표 등 개발 △ 예대율 등 ‘코로나 금융’ 유연화 조치 등 정상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달 안에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한 작업반 구성키로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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