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한 지붕’ 아래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180640)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빅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아이디어 차원에 나온 방안이라 구체화된 것이 없다는 해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한국조선해양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필요한 6000억원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가치(약 2조1000억원)의 35% 수준에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셈이다. 다소 복잡한 매각 구조이지만 대우조선의 민영화를 성사시키는 동시에 현대중공업은 큰 출혈 없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압도적인 세계 1위 조선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를 대우조선과 비슷한 구조로 매각하려는 것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아시아나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아시아는 채권단 지원금 3조3000억원을 모두 소진하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이 위기에 내몰리자 일각에서는 국유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아시아나를 인수할 주체를 찾기 힘드니 일시적 국유화를 한 뒤 항공업이 정상화되면 재매각하자’는 것이다.
대우조선과 STX조선, KDB생명 등 보유 기업의 민영화로 골머리를 썩었던 산업은행 입장에서 아시아나의 국유화는 택하고 싶지 않은 최후의 카드다. 이에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에 아시아나를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현 상황을 다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강성부펀드) 등이 참여한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한진칼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할 경우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주요 주주가 된다. 산업은행은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자 주주연합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미 3자 주주연합 측은 이날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내고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반발했다.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확보도 문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진칼도 사정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282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2291%에 달한다. 자본잠식률이 56% 수준이다.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7979억원에 이른다. 당장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아시아나를 인수한다고 해도 향후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의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양사를 합친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까지 합칠 경우 절반을 넘어서 독과점 논란도 있다.
https://ift.tt/3lnjjBT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대우조선처럼 아시아나 팔고싶은 産銀… 시장은 "만만치 않을 것" - 조선비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