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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등 中 '5대 인터넷 공룡', 이틀간 시총 288조 증발 - 조선비즈

입력 2020.11.11 16:09 | 수정 2020.11.11 18:00

中 5대 인터넷 대기업, 이틀 연속 주가 급락
중국 당국 ‘반독점 규제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 때문
앤트그룹 상장 중단에 이어 인터넷 대기업 규제 강화
규제 느슨한 민간기업, 경제 영향력 급속 확대 ‘우려’

중국 정부가 인터넷 대기업의 독점 행위를 손보겠다고 밝히자 알리바바, 텐센트, 징동닷컴, 샤오미, 메이퇀 5대 기업의 시가총액이 이틀 간 2600억달러(288조5000억원) 증발했다.

미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알리바바는 국내 해외 주식 직접투자자(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주식 중 하나로, 펀드를 통해서도 많이 투자한 종목이다. 최근 1개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순위 5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최근 멈춘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상장이 언제 재개될 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극심해지고 있다.

2017년 11월 3일(현지 시각)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4회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에서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 부스. /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5개 기업은 홍콩 증시에서 전날 4~5%대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하락 폭이 더욱 확대 됐다.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와 징동닷컴이 8~9%, 메이퇀이 7~8%, 텐센트 홀딩스와 샤오미가 5~6% 내리고 있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이다. 텐센트는 모바일 앱 위챗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회사이고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사다. 메이퇀은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대표 배달 앱을 만든 업체다.

그동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며 홍콩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이들 기업 주가가 돌연 하락한 것은 중국 정부가 전날 발표한 반(反)독점 규제 가이드라인 초안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 대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행위를 정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가 발표한 초안에는 인터넷 플랫폼이 판매업자에게 한 플랫폼에서만 거래하라고 요구하는 행위나, 소비자의 쇼핑 이력이나 프로필에 근거해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행위가 반독점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SAMR은 이달 말까지 초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 안지에 로펌의 잔 하오 파트너는 "중국의 빅테크는 그들의 사업모델을 재검토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인터넷 기업은 승자독식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들은 아주 비슷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이용자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 민간기업이 사업영역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규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핀테크 대기업 앤트그룹의 상하이, 홍콩 동시 상장을 돌연 중단시킨 뒤 이 회사에 적용되는 자본 규제를 시중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투자은행 샹송앤코의 셴멍 이사는 "인터넷 대기업은 그들의 사업 영역을 금융, 헬스케어 등 경제에 필수적인 분야로 확대해왔고 이런 상황은 규제 당국을 굉장히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규제 조치로 인해 기업들은 사업을 즉각 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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