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보궐선거 앞두고 개인투자자 반대도 부담
금융위원회가 오는 3월 끝나는 공매도 금지 기한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실제 떨어지면 싸게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사용해, 개인들 사이에서는 주가 하라의 원흉으로 지목돼 왔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를 6개월 간 금지했다. 이후 코로나가 재확산하자 금지 기한을 6개월 연장해 오는 3월 15일까지 공매도를 다시 금지했다.
이에 따라 당초 금융위는 3월 16일 공매도를 다시 허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코스피지수가 공매도 금지 기간 중 사상 처음 3000을 넘어서면서 그간 개인들이 주장했던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상승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섣부르게 공매도를 재개했다가 지수가 하락할 경우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가 다시 공매도 금지 기한을 연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도 "아직 (공매도 재개와 관련)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래도 쉽게 확정하기 어려워 정부 입장이 정리가 안 된 것으로 안다"며 "재개를 한다면 정부의 부담이 상당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금융위 입장은 기존 방침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공매도 관련 참고자료’에서 "공매도 금지 기간 중 제도 보완을 완료하고 금지기간 종료 시 원칙대로 공매도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박스권에서만 머물러 박스피라고 조롱 받던 한국 증시가 이제 막 3000을 넘어선 상황에서 공매도가 다시 시작돼 지수가 하락할 경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텐데 정부 당국자가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장 중 고점 기준으로 1000을 넘은 해는 1989년(1015.75)이었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2004년까지 15년간 600~1100선을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코스피지수는 2005년 1300(1383.14)을 넘었고 2007년 2000(2085.45)을 돌파했지만 지난 2019년까지 13년간 다시 2000~2600선의 범위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해에는 2800(2878.21)을 돌파했고, 올해는 3000을 넘었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수만명의 개인들이 공매도 금지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위가 공매도 재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해 12월 31일 올라온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 지금 증시를 봐주세요. 공매도가 없다고 증시에 문제가 있나요?’글에는 11일 오후 1시 기준 5만9116명이 동의했다.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향자, 박용진 의원 등이 공매도 재개를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4월 대형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선거 직전에 정부가 많은 개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공매도를 다시 허용하기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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