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0%로 제시했다.
KIEP는 12일 발표한 '2021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 같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전망치(5.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최근 세계 주요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IEP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실물과 금융 부문이 동시에 위축되는 상황을 가정한 추가 하방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이 경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2%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KIEP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5월 내놓은 -2.6%에서 대폭 후퇴한 -5.1%로 낮췄다.
세계 경제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정상적인 성장 경로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계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이 -5.1%, 내년이 5.0%라는 것은 내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달라지는 환경이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변화가 잠시에 그칠지, 아니면 항구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일지에 따라서 대응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별로 보면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했다.
KIEP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전환이 성장 모멘텀을 개선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우 내년에 8.4%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 기조 변화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장기 성장 경로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 유럽은 3.7%, 일본은 2.0%, 인도는 9.0%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확산이 진정할 경우 소폭 하락할 것으로 봤다.
국채금리는 각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안전자산 선호 등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제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KIEP는 진단했다.
국제유가 역시 그린 에너지 정책 등으로 석유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상승 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세계 교역은 올해보다는 다소 증가하겠지만, 내년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외 경제정책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평균 22개월간 지속하리라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KIEP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문가 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러한 답변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세계 경제 성장률 중윗값은 3.0%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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