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현대차는 애플과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지난달 9일 애플카 협력과 관련된 보도가 나왔을 때 현대차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었다. 애플을 명확하게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기아가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갑작스럽게 애플과의 협의를 부인한 것과 관련해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이유로 애플의 '신비주의'가 꼽힌다. 글로벌 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협상이 완료되기까지 물밑에서 비밀리에 진행돼야 하는데, 애플은 누구와 협업하는지 알려지기를 극도로 꺼린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애플카 협업을 간접적으로 시인하자, 애플이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현대차와 애플이 애플카 생산 관련 협의를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며 "현대차·기아가 한국 언론에 이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점이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수년간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를 비밀에 부쳐왔고, 이 과정에서 공급 업체와의 관계를 과도하게 통제해왔다는 것이다. CNBC도 "현대차가 이번에 배웠듯이 애플과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애플이 일본차 브랜드와 협업을 고민하는 이유로는 다양한 차급과 뛰어난 품질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준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등 일부 인기 차급에 집중하는 반면 일본 자동차는 초소형차부터 경차, 미니밴, 트럭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은 모노즈쿠리(장인)정신이 뛰어나 완성차의 품질이 높고 사후관리 서비스(AS)까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품질을 중시하는 애플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일본업체들과 협력을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애플과의 접촉을 인정한 업체는 없었다. 혼다와 마쓰다는 "말할 수 없다", 미쓰비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닛케이에 말했고, 닛산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한 부품업체 간부는 "토요타나 혼다로부터 애플카 생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보유하고 있을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계획한 2024년에 맞춰 자동차를 실제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요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인 애플 입장에서는 GM과 포드의 경우 이미 미국 내에서 자율주행에서 앞서가고 있어 이들과는 제휴가 어렵다"며 "결국 전략적 기술 제휴를 위한 해외 파트너로 현대차나 기아, 외국 업체들을 대안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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