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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나가는 중국 배터리업체들, 테슬라도 장착...한국은 18개월째 다툼만 - 조선비즈

입력 2020.10.05 16:21 | 수정 2020.10.05 18:18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1년 6개월째 배터리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2의 화웨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CATL 등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든든한 후원 속에 세계 무대를 흔들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5.54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LG화학(051910)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과의 격차는 0.38GWh에 불과한데, 8월만 보면 CATL의 배터리 공급량이 LG화학을 앞질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4분기 CATL이 LG화학을 누르고 시장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 배터리 업체들 역시 유럽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후지안성의 CATL 배터리 공장. /신화통신
최근 CATL은 기존에는 한국 업체들의 고객사였던 자동차 회사들과 연달아 협력 계약을 맺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의 협력으로 상반기 승승장구했으나, CATL이 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CATL은 올해 8월부터 상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배터리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3’의 가격을 낮추며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공식적으로 모델3에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으나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는 현재까지 한국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이 만든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사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CATL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ATL은 그동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096770)등의 배터리를 사용해 온 현대차(005380)도 공략했다. 지난 9월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2차 공급사에 LG화학과 CATL을 공동 선정했다. CATL은 이외에도 국내 배터리업체의 고객사인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최근 맺었다. 이에 따라 신규 물량 배정시 CATL이 우선권을 확보하게 됐다.

세계 1위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도 한국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왔으며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에서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작년 9월 스웨덴의 배터리 스타트업인 노스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중국 배터리 업체인 궈쉬안 하이테크의 지분 26.5%를 인수했다. 배터리를 공급받는 회사를 다변화함은 물론, 배터리 내재화까지 추구하고 있다.

조선DB
이런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 1, 3위는 18개월째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지난해 4월 LG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가 자사 전지사업 본부 핵심 인력 76명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SK는 "이직한 직원이 가져왔다는 기술이 실제 사업에 활용됐는지 불명확하고, LG가 기술 침해와 피해 범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반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인 만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ICT 최종 판결 전에 금전적 배상을 통한 합의에 이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전이 장기화돼 경쟁국에만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기업끼리 소송전을 벌이며 다투는 행위는 글로벌 경쟁사인 중국 기업에만 이득을 안겨주고 결국 우물안 개구리 싸움으로 끝날 것"이라며 "한국 반도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성장해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 관계자는 "이번 ITC 소송 결과는 중국 업체들은 물론 해외 경쟁사들의 인력빼가기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2차전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국가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산업으로, 건전한 기업가 정신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 발전에 필수"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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