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은 예고한대로 이날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퇴임식은 물론, 별도 행사도 없다고 한다. 임직원들에게 별도 공지도 없었다고 한다. 후임은 내년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창사 이후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서 회장을 비롯, 생명공학이나 약학 전공자가 단 한 명도 없이 6명에서 시작해 일궈낸 성과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인방의 시가 총액은 82조원에 육박한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을 세운 건 2002년이다. 1983년 삼성전기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대우자동차 기획재무 고문을 맡았다. 30대 중반 최연소 대우차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달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1999년 실업자가 됐다. 2000년 함께 실직한 동료들과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만들어 복제약 사업을 시작한다. 비싼 의약품의 특허가 풀리면 복제약을 만들어 저렴하게 팔아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제넨텍을 찾아 기술 이전을 수차례 제안한 끝에 제넨텍의 계열사인 벡스젠이 개발 중인 에이즈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셀트리온을 세웠다.
2003년 인천 송도에 생산 공장 설립에 나섰다. 투자금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았고 사채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1년을 앞둔 2004년 벡스젠의 에이즈 백신 임상 3상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도 위기에 내몰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장 설립은 계속됐다. 시장에서는 만들 약도 없는데 공장 설립이 계속되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사기꾼’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2005년 3월 서 회장이 밀어 붙여왔던 공장이 완공됐다. 셀트리온은 같은 해 6월 미국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와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오렌시아의 위탁생산(CMO)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5년간 CMO 사업은 이어졌다. 생산 공장은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았다. 탄탄대로였다.
2009년 서 회장은 BMS의 CMO를 중단하고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했다. 중견 제약사인 한서제약을 사들여 셀트리온제약으로 출범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연구에 집중했다. 공매도와 ‘악연’의 시작점이기도 했지만, 유럽에서 램시마의 허가승인을 받아냈다. 곧이어 허쥬마, 트룩시마 등의 바이오시밀러도 잇달아 성공시켰다.
셀트리온인으로서 서 회장의 마지막 목표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이다.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식약처는 40일 이내 허가·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10만명분의 치료제 생산을 마친 상태다.
은퇴 후 서 회장은 다시 스타트업인으로 돌아간다. 그는 지난 11월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20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에서 "몇년을 일할지 모르겠지만 정신연령은 젊은이들과 같다"며 "스타트업 기업인으로 다시 돌아가 피 검사 사업으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는 늘지만, 의사와 병원은 한정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원격진료 등 디지털헬스케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집에서도 피 검사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특히 어르신들이 손쉽게 피 검사를 직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면 70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대한민국에 들어서는 것이라며 이걸 하겠다는 게 저와 아마존 밖에 없다고 서 회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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