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를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 황소상 뒤로 영겁의 시간이 지나가듯 차량 불빛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020.12.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 중 절반인 5명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분기(4~6월)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반면 리서치센터장 3명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공매도 재개 등의 요인을 반영해 '상저하고' 흐름 속에 최고치를 4분기(10~12월)에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를 염두에 둔다면 1~2분기에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일 <뉴스1>은 교보증권(김형렬), 미래에셋대우(서철수), 삼성증권(오현석), 신영증권(김학균), 신한금융투자(윤창용), SK증권(최석원), KB증권(신동준·유승창), 키움증권(김지산), 하나금융투자(조용준), 현대차증권(노근창) 등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새해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대차, 신한금융투자, SK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5곳은 내년도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며 2분기에 최고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반면 KB증권, 교보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은 코스피 지수가 상저하고를 보이며 4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와 신영증권은 지수 및 분기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상고하저 > 상저하고…"코스피 최대 3300 간다"
'상고하저' 흐름과 2분기 최고치 전망을 내놓은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영향으로 수출 및 경기 모멘텀이 2분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의 실적 전망이 상향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수출 증가율이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코스피 정점도 이와 유사한 시기에 형성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 전망 밴드로 상반기 2500~2910선, 하반기 2450~2850을 제시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예상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2분기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상저하고'를 예측한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승인 및 접종 개시와 중장기 정책부양 관련 긍정론으로 지난해 10월말 이후 글로벌 자산시장 센티멘털이 과열 근처에 자리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까지 코스피 상승 국면이 이어지면서 4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및 공매도 재개에 따라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상단이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 곳은 KB증권, 현대차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4곳이다. 이 중 KB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3300선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2400~3200), 현대차증권(2500~3000), 키움증권(최상단 3000)도 코스피 3000시대 가능성을 높게 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완화 확대와 각국 재정 지출 증대 기조, 반도체 업황 개선이 증시 상승 동력"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저점을 확인하고 돌아선 것으로 보이며 이익 상승이 가능한 내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2450~2910), SK증권(2450~2900), 삼성증권(2100~2850), 교보증권(2200~2800) 등의 전망치는 3000을 하회했다.
2020년도 증권 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52.96p(1.88%) 상승한 2873.47을 나타내고 있다. 약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중 2809선까지 밀렸으나 외국인 순매수 유입 등에 힘입어 상승폭을 키웠다.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20.12.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경기회복 기대감·기업이익 증가 증시에 긍정적"…부정 요인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경기 회복 기대감,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 반도체업황 호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 등을 올해 증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 달러약세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률 개선과 기업이익 증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자산시장에 우호적인 통화정책은 증시 환경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투 센터장은 "코스피는 위기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시 신고가를 경신했던 공통점이 있는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재고순환 사이클상 재고 리스타킹(재고 감소 이후 재구축 시기)으로 접어들면서 기업이익이 상향추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뉴딜 정책 역시 증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창용 신한금투 센터장은 "당분간 0% 금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의 상대매력이 유효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되는 뉴딜 정책 관련주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월 공매도 재개,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 미중 갈등 재부각 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가격이 높아졌고, 미중·북미 갈등 등 정치적 여건의 변화 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고,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및 인플레이션 부담 등을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센터장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테크 공룡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고 올해 연말 연준 의장 교체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성이 불확실할 수 있다"며 "공매도 재개 후 증시가 조정 받았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공매도 재개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특정 섹터의 경우 기대감이 앞서서 반영돼 과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IT섹터의 상반기 소순환 고점 가능성, 미국 보호무역 강화 및 중국과의 갈등 심화 가능성 등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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