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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명상을 입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하얀황소의 해'인 신축년 새해를 맞아 재도약을 꿈꾼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 등 신제품을 앞세워 친환경차 산업의 선도국으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차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업체들은 친환경차를 앞세워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인다.

◇코로나19 사태 안정화로 시장수요 회복 예상

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탄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1년 내수 시장(수입차 포함)은 지난해 대비 4.4% 줄어든 182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내수시장 예상치는 191만대 수준이다. 국내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다고 해도 소비여력이 단기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신차 출시도 약화된다. 2020년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9종의 신차를 출시했고 다수가 볼륨모델이었다. 2021년은 7종으로 줄어든다. 대부분이 고급차와 전기차로 구성된다는 점도 내수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2.8% 증가세를 보이고 유가 안정, 친환경 및 고급차 확대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개소세 인하 등 정부 지원책, 볼륨 및 인기모델의 신차 출시 등에서 전년대비 내수 증가 요인이 약화돼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수출 부문은 큰 폭의 회복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수요 회복세와 지난해 수출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21년 수출 규모를 234만대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예상치인 191만대보다 22.9% 늘어난 수치다. 타 기관의 전망치도 수출 규모 증대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수출 전망치를 작년(196만대, 추정치) 대비 16.6% 늘어난 228만대로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8402만2000대 규모로 회복이 점쳐진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인 7577만2000대보다 10.9% 늘어난 수치다. LMC 측은 유럽, 러시아, 인도 시장 등이 두자릿수(14~18%)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EU 지역의 경우 전기차 또는 고연비차에 대한 구매보조금이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도 8%대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 역시 친환경정책 확대로 인한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으로 무역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 중남미, 아프라카 시장 역시 2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계에서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상황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의 경우 출시 모델이 하루 최대 계약량을 기록할 정도로 긍정적인 상황이다. 내수 시장 방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이 외의 브랜드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GM, 르노삼성의 경우 글로벌 본사로부터 신차 배정을 받아야 한다. 현대, 기아차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며 "결국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면 판매 및 마케팅보다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생산효율성 개선에 더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전기차 대중화 원년... 안팎으로 쏟아진다

2021년 자동차 시장 키워드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및 학계 모두 친환경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미래차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도 맞물린다. 지난해는 친환경차 보급률이 사상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하며 급성장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친환경차 등록 비중은 2015년 0.8%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2.54%로 늘었다. 지난해는 3%를 넘어서면서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당분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아 "2025년까지 전기 및 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110만대 시대, 수소차 20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 규모도 확대된다. 전기차는 10.6만대에서 15.8만대로, 수소차는 1.5만대에서 3.7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국내 완성차들도 친환경차 도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기존 미래사업 전략을 수정한 '2025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도 출범했다.

전기차 부문은 2021년 아이오닉 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하는 등 204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제네시스 역시 첫번째 순수전기차 프로젝트명 JW 등의 국내 출시가 기대된다.

친환경 연료인 수소연료전지 부문도 강화한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 등을 발판으로 수소생태계 확장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것이 목표다.

수소생태계의 확장은 현대차에게 중요하다. 이 회사는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앞세워 관련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22년에는 승용 시장에서 철수했던 일본에 재진출한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앞서 공표한 중장기 미래전략 '플랜S'를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비중 확대에 나선다. 오는 2025년까지 20% 이상으로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아직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프로젝트명 CV와 고성능 모델 등 전용 전기차 7개 모델의 순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쌍용차도 2021년 브랜드 첫 번째 순수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개발은 완료됐지만 전기차 보조금 등을 고려해 2021년 상반기로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이 모델은 준중형SUV 코란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프로젝트명 E100으로 알려져 있다.

르노삼성차는 CO2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 소형 순수전기차 트위지의 양산 확대 등에 나설 예정이다. 순수전기차는 아니지만 XM3 하이브리드 모델의 도입 등도 검토 중이다. 한국GM은 2021년 친환경차 수요 확보를 위해 볼트EV 부분변경 모델 등을 선보인다. 글로벌에서 공개된 새로운 전기차 볼트EUV도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호근 교수는 "내년은 친환경차 시장 경쟁의 원년"이라며 "선두권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향후 10~15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경우 코나EV 사건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내년에 나올 E-GMP 기반의 아이오닉5를 통해 품질 신뢰성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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