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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주고 산 골프회원권…부킹 대란에 '속앓이' - 한국경제

코로나에 치솟는 골프회원권 민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원권 하나로 수도권 골프장 30여개를 정회원 요금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올해 예약이 된 건 세 번뿐이었습니다.”

중소기업 사장 A씨는 올해 멤버십 골프 회원권을 산 뒤 속앓이를 했다. 5000만원 수준의 입회비만 내면 제휴 골프장에서 정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업체의 말을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회원권만 믿고 있다가 거래처와의 골프 약속이 틀어지는 등 피해가 여간 큰 것이 아니다"며 "환불 기간이 지나 입회금을 돌려줄 수 없다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회원권 민원 22%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실외스포츠인 골프가 올해 인기를 끌면서 골프회원권 관련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부킹 대란' 탓에 회원권을 갖고도 예약이 안되는 경우가 늘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골프회원권 관련 소비자 민원 건수는 969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민원수(789건)를 22% 넘어선 수치다. 용인에 있는 회원제 골프장의 주중 무기명 회원권을 가진 B씨는 "골프장이 매달 한 번씩 전화로 예약을 받는데,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통화 자체가 안된다"며 "20분쯤 지나 겨우 예약팀과 연결이 닿아도 팀이 꽉 차 예약이 안 된다는 말만 늘어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이 비싼 그린피를 내는 비회원을 받으려고 회원들을 홀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제 골프장들이 발행한 선불카드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선납한 금액를 다 쓰지 못했는데 기간 만료를 이유로 카드 사용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견기업 재무부장 C씨는 "골프장 측이 부킹 대란을 핑계로 예약을 안해줘 돈을 다 못쓴 것 아니냐"며 "코로나 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기간 연장 등을 해주는 것이 사회 상규에 맞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11개 골프장 편법 운영 적발
업계에선 소유 골프장 없이 유명 골프장과 제휴 등을 내세워 영업을 하는 '다단계식' 유사 회원권이 소비자 피해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회원권 가입자가 우선 골프장을 비회원 자격으로 이용하고 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회원가와 비회원가의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페이백)을 쓰고 있다. 문제는 페이백을 다른 회원들의 입회금으로 '돌려막기'를 한다는 데 있다. 돌려막기가 한계에 봉착하면 기업들은 남은 돈을 들고 도주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 유사회원권을 발행해 6500명에게 1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리즈골프와 유사한 업체들이 골프 호황을 틈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도 회원권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초 전국 481개 골프장을 조사해 대중제 골프장 편법 운영 사례를 11건 적발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을 모집할 수 없는데도 골프장을 우선 이용하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이용하게 하는 유사회원제 방식으로 고객을 모집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들은 선불 카드 이용자에게 예약 우선권을 주는 등의 불법 영업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향후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골프장 운영 실태를 점검해 회원권등 편법 운영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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