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0일 인수를 결정한 미국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 로봇이다. 현대차의 인수 발표 이후 관심이 커지자 현대자동차는 이날 스팟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스팟과 애틀라스 등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보행로봇들을 기반으로 향후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스팟은 예정된 주행로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알아서 피한 뒤 목적지를 향한 새로운 주행로를 계획해 보행한다. 스팟에 명령을 내리는 리모컨트롤은 상하체를 움직이는 조이스틱 두 개와 현장을 보여주는 큼지막한 모니터가 부착돼 있는데, 와이파이를 통해 작동한다. 만일 와이파이가 끊어지면 안전을 위해 스팟은 즉시 엎드려 쓰러지도록 설계됐다.
몸통 밑에 달린 네 다리의 관절은 실제 동물처럼 무릎과 고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여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보행할 수 있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 현대차는 스팟에 구현된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팩토리나 미래 모빌리티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팟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이 지나온 현장의 지형을 그대로 기억해 데이터로 저장한다는 점이다. 이날 시연을 보인 연세대 토목공학과의 스팟 두 대는 이 강점을 활용해 지형의 3D스캔 정보를 모아오는 데 쓰이고 있다. 사람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도면과 시공정보를 비교할 필요 없이, 스팟에게 경로를 기억시켜 지형의 3D스캔 정보를 모아오도록 명령해 현장의 시공과 설계도 상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라이다 등 추가 구성품을 제외한 스팟 기본형의 대당 가격은 1억 원대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스팟은 열 대 미만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로 미래 모빌리티와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간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차와 전동화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뿐 아니라 물류와 운송, 서비스 사업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을 통해 주변 환경을 정확히 인지해야 하고 인공지능에 기반한 판단과 정밀 제어가 필요한 만큼 로봇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다.
앞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0년 휴머노이드 연구를 본격화하던 구글에 다른 로보틱스 스타트업들과 함께 인수되며 다수 업체와 협력 개발을 시도했으나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제조업, 물류 등 관련 사업 기반이 많지 않았던 구글이 결국 하드웨어 대신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역량에 집중하면서 소프트뱅크로 매각됐다. 하지만 소프트뱅크 역시 휴머노이드 로보틱스가 개발비에 비해 채산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현대차는 구글, 소프트뱅크와 달리 완성차와 부품 제조, 물류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제조사라는 점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결합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무인물류 관련 개발 역량도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로보틱스랩은 2018년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자형착용형 로봇 첵스(CEX)'에 이어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 벡스(VEX)를 개발했고, 지난 10월부터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양산품을 공급하고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변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해 보행하는 로봇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현대차가 개발 중인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의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아직 부족한 면이 있어 향후 이 부분에 대한 현대차의 투자가 더 이루어질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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