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이익이 50억원대에 불과한 신풍제약(019170)에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투자금을 넣고 있다. 상반기 1만원도 안 되던 주가는 15만원대까지 올랐고 시가총액은 8조원을 넘었다. 최근 불법 리베이트(판매촉진 목적으로 의료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행위)까지 적발돼 3개월간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기관과 개인은 매일 많게는 100억원 가까운 돈을 넣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대표 종목이라며 코스피200지수(국내 대표 주식 200개 종목으로 산출)에 신풍제약을 포함시켰지만 증권회사 리서치센터들조차 현재 신풍제약의 재무상황으로는 기업가치가 왜 이렇게 높아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석보고서 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신풍제약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에 편입시키는 바람에 이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패시브자금(펀드) 운용 펀드매니저들(기관투자자)은 신풍제약을 무조건 더 사게 됐다"며 "신풍제약에 투자해 손실이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는 신풍제약을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들을 우려하고 있다. 영업이익 등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투자금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은 지난 5월 식약처가 이 회사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에 대해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해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최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 661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는 현재 15만원대까지 올랐다. 코로나 치료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많지만 신풍제약만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회사는 없다.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늘자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8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 편입(9월), 코스피200지수 편입(12월) 등이 계속 이어졌고 지수를 따르는 펀드들이 다시 투자를 늘려 주가를 더욱 높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시가총액은 8조3186억원(14일 기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수년째 50억~7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신풍제약의 영업이익은 2017년 78억1400만원에서 2018년에는 77억5200만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56억200만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9월까지 영업이익은 58억72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보다 늘었지만 현재 주가와 시가총액은 이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보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은 4416.67배(14일 기준)다. PER이 높을수록 주가가 과도하게 평가된 상태라는 의미인데 제약·바이오종목은 향후 미래가치를 반영해 50~100배 정도의 높은 PER을 유지하는 기업도 있지만 4000배가 넘는 종목은 없다.
한국거래소 인덱스사업부 관계자는 "(신풍제약) 개별 종목에 대한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시가총액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시총과 거래대금으로 판단해 코스피200지수에 신풍제약을 넣었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리딩방(종목추천방) 등에서 주가를 띄웠고 시총이 3조~4조원이 넘은 후부터는 기관투자자들의 기계적인 매수로 시총 8조원이 넘는 상황까지 왔지만 지금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나 코로나 치료제 개발 전망 등을 봤을 때 15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신풍제약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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