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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게임스톱'… 反공매도 조직화 나선 개미들 - 문화일보

공매도 금지기한 한달 앞두고
한투연 “주주연합과 연대할것”
美 개인-헤지 전쟁 재현 우려

공매도 대기자금은 50兆로 늘어

공매도 금지기한을 한 달여 앞두고 동학개미들이 ‘한국판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운동을 벌여 공매도 금지 연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세력이 커진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항해 ‘매수 공세’를 펼치면 변동성이 커진 국내 증시에서도 한국판 ‘게임스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게임스톱 주주들의 방식을 따라 ‘케이스트리트베츠(kstreetbets)’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공매도 잔량이 가장 많은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주주연합과 연대해 ‘반공매도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래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서 모인 개미 투자자들은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게임스톱은 27일(현지시간) 134.84% 상승했다가 다음날인 28일은 44.29% 하락했고, 29일에는 다시 67.87% 오르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개미 투자자들과 ‘공매도 전쟁’을 벌였던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이 1월 한달 간 52% 수준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이 커진 한국에서도 게임스톱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의 선행지표인 대차잔고 금액은 다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차잔고금액은 50조4438원으로 1달 전(47조723억 원)보다 3조3715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초 최초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하기 전 대차잔액은 70조2758억 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다시 28% 가량 감소했다. 개인들은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공매도 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지난 27일 기준 셀트리온(2조1463억 원)이다. 2, 3 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3262억 원), 삼성전자(2851억 원) 순이다. 금융당국의 책임 회피 속 공매도 재개 논리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동학개미 표를 의식한 정치권 역시 공매도 제도 불신에 불을 더 지피고 있다.


특히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1위는 셀트리온(6382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5440억 원으로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도 930억 원으로 19위에 올랐다. 공매도를 둘러싼 공방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이후 71조1192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115.5% 상승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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