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학부모 눈치보여 그동안 프사 못바꿨는데 유용하다"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톡 지갑을 설치한 사용자에 한해 대화 상대에 따라 자신의 프로필(문구·사진)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본 프로필 외에 최대 3개까지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멀티프로필 설정 기능으로 불륜이나 사기 등 부적절한 상황에 악용될 것이라며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상대방이 멀티프로필 설정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사기꾼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중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며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멀티프로필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며 "멀티프로필 사용자라는 표시가 떴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칭 행위가 쉬워질 것", "사람들끼리 속이고 거리 두게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 "내가 '멀티 당했나'라고 생각해 기분이 나빠질 것 같다", "양다리, 불륜뿐만 아니라 보이스 피싱, 신분세탁도 늘어날 것", "차라리 프사를 본 사람을 알게 기능을 넣어달라", "원하지 않는 기능인데 왜 마음대로 넣냐" 등 우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 멀티프로필. 이미지=카카오 제공
한 20대 직장인은 "직장 동료들과 상사 눈치 때문에 튀지 않고 흔한 사진으로 프로필을 설정했는데, 원하는 기능이 나와 너무 좋다"고 밝혔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역시 "개인 프로필을 두고 여러 지적들이 나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멀티프로필이 개발돼 좋다"며 "당장 쓸 것"이라고 했다.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30대 교사는 "학부모 시선 때문에 1년 이상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있지 않았는데 이제는 원하는 사진을 올릴 수 있어서 좋다"며 "어린이집이나 학원 강사 등 학부모를 상대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업무용에는 회사 홍보 이미지와 문구를, 지인과 가족들에게는 개인 사진을 설정할 것", "학생들은 학과 단톡방이나 교수님 연락용으로 멀티프로필을 써서 모범생처럼 보이게하면 좋을 것 같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내 프로필을 보는게 불편했는데 잘됐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아는 사람으로 속여 돈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멀티프로필 기능을 카카오톡 지갑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지갑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으로만 가입이 가능하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1차 본인 신분인증을 거친 카카오톡 지갑 사용자들에게 멀티프로필을 제공하는 방식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기본적으로 멀티프로필은 '친구' 관계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며, 타인이 메세지를 보낼 경우 '톡 사이렌'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톡 사이렌 기능은 등록되지 않은 친구가 메세지를 전송할 경우 금전 요구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도입됐다. 이 관계자는 "나의 사진을 누군가 도용해서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있을 경우 고객센터 '카카오 권리침해 신고'를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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