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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자영업자 폐업 위기…가진 거 다 팔아도 빚 못 갚는다 - 한국경제

'유동성 위기' 직면한 자영업자 25만
내년 기업 10곳 중 4곳 좀비화 우려
가계부채 비율 사상 첫 100% 돌파
서울 중구 명동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중구 명동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체를 운영하는 25만가구가 먹고 마시는 기본적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자영업 가구도 5만 곳에 이를 전망이다. 빚으로 버티는 영세 자영업자가 한국의 ‘약한 고리’로 전락하는 등 코로나19 충격이 집중될 전망이다.
빚으로 버티지만…폐업 위기 눈앞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가구(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계) 약 243만7000곳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구는 내년 말 10.4%(약 25만3400가구)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기란 예·적금을 깨고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아도 먹고사는 기본적 씀씀이와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이는 코로나19로 내년에도 자영업자 매출이 나빠지고 정부·금융회사가 소상공인에 대해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내년 3월31일 만료한다는 시나리오에 근거한 추정치다. 이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는 자영업가구 비중은 코로나19 직전인 올해 2월만 해도 2.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2월 7.5%까지 올라갔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 같은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동시에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자영업가구는 내년 말 2.2%(5만3600가구)로 치솟을 전망이다. 올해 2월 0.4%, 올해 말 에서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자영업가구는 부채를 갚기 위해 대부분은 운영하는 가계를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 살림살이 나빠진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다. 매출 공백으로 부족해진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하면서 지난 9월 말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7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다.

좀비기업도 양산
코로나19로 한국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은 올해 분기별 재무제표 공시기업 2298곳 중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은 이자보상배율이 내년 39.1%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내년 기업 매출이 올해 대비 1.7% 줄어든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을 전제로 계산한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2018년 35.7%, 2019년 35.4%로 하락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7.5%로 상승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별 부도확률도 올해 1.41%에서 내년 1.59%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우려로 기업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감이 커지는 한편 신용위험도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도 적신호를 나타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20년 3분기 말 101.1%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7.4% 상승했다. 통계 편제 이후 처음 100%를 넘어선 것이다. 물론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0년 3분기 말 0.22%로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하는 등 대출건전성 지표는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치솟는 가계부채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데다 자영업자 매출이 부진하고, 고용 사정도 나빠졌다"며 "원리금 상환 유예를 비롯한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가계부채 부실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회복 지연으로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면 취약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육중한 가계부채는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제결제은행(BIS)은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과도한 가계 빚이 성장 여력을 갉아먹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치솟는 데다 자영업가구 중심으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는 금융회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0%로 내려가는 등 신용위험이 커질 경우 가계대출 부도율이 0.96%에서 1.32%로 올라갔다. 기업대출 부도율은 1.36%에서 2.29%로 상승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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