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작성한 것으로 된 이 글에서 ‘이재용’이라고 자칭한 인물은 국민에게 사과하면서도 자신을 변호했다. ‘계획’도 밝힌다.
글쓴이는 “삼성을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 올바른 처신을 하지못한 저의 불찰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죄하면서도 재판 결과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는 결론적으로 잘못되었다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제가 구상한 일도 아니고, 추진한 일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고 보니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다”며 “당시의 법으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그간 국위선양과 납세와 고용창출과 신제품개발로 국가에 대한 報答(보답)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의로 결정한 일들이라면 책임을 지는게 마땅하겠지만, 저로서는 이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게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억울함도 토로했다. “다른 기업들의 승계문제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오십보 백보일 것”이라면서다.
이어 글쓴이는 “이제 기업을 한국에서 경영하기는 너무 힘든 것 같다. 두 번다시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게 대한민국”이라며 “이제 이 나라를 떠나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제가 받은 형기는 다 채우겠다. 사면이란 구걸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룹의 본사부터 제 3국으로 옮겨 가겠다”,“친기업의 나라로 가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에버랜드는 어린이들을 위해 입장료를 무료로 개방하겠다” 등의 향후 행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변호인을 통해 밝힌 메시지 외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1일 변호인을 통해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18일 구속 이후 나온 첫 옥중 메시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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