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치료제 개발현황 점검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이달말 출시될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는 백신과 마찬가지로 무상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가액이 40만원 정도 할텐데 치료제를 맞고 일찍 퇴원하는 것이 정부로서는 비용 절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치료제 무상 공급은 예정된 수순이긴 하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1급감염병은 치료비를 전액 건보·국가 재정에서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며 "셀트리온 치료제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등 현장에서 처방되는 코로나19 치료제도 환자 본인부담금이 없다. 다만 렘데시비르 등은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 한정해 투약하기 때문에 처방 건수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렘데시비르 처방 건수는 3100건 정도다.
이에 반해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10만명 이상에게 치료제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급량이 많아서 건보 등 재정 지출도 확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코로나19 입원치료비 지출을 약 29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치료비는 건보공단과 국가·지방자치단체가 8대 2 비율로 분담하기 때문에 건보 재정 부담액만 23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치료제가 광범위하게 처방되면 건보 재정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다만 셀트리온 치료제 처방이 회사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방지환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주로 경증 환자에게 쓰인다"면서 "젊은층은 치료제 없이완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증 환자 중에서도 노인 등 고위험군 위주로 투약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항체치료제인 리제네론이 보급됐으나 투여량은 공급량의 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전반의 과정에 정부가 상당 부분 관여해 접종비 단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대상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불안한 건보·국가 재정이 더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건보는 작년 1~3분기 2조6294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9년(2조8243억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다. 정부 재정 건전성도 악화일로에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9년 37.7%에서 작년 44.2%로 치솟았고, 올해도 47.8%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등 대책에 열중하느라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코로나19 백신 등 방역 관련 예산을 최우선으로 확보, 집행했어야 했는데 선심성 대책에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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